[명마] 제 1요건은 '큼직한 히프'
기사입력 1997년 02월 21일 15시 25분
히프가 큰 사람은 태형（笞刑）이 있던 시절 주가를 올렸다는 설이 있다. 볼기를 대신 맞아주는 아르바이트에 제격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뜀박질을 못해 운동장에서 만큼은 별볼일 없는 사람으로 친다.
그러나 말은 정반대다. 히프가 큰 말들이 경주로를 주름잡는다. 역대명마들을 보면 대부분 히프가 우람하다.
지난 92년2월 필적할만한 상대가 없다는 이유로 강제 은퇴당한 전설적인 명마 `가속도'는 뜸직한 히프를 자랑했다.
지난 95년 장관배를 움켜쥔 뒤 계속 정상급 명마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금맥'과 최정상의 자리를 몇번씩 차지했던 `대견' `지구력' 등도 히프가 크다.
히프가 큰 말이 잘 뛰는 것은 경주마는 자동차로 말하면 `후륜구동'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달리는데 있어 뒷다리의 힘이 원동력이 되는데 그 힘은 히프에서부터 발산된다고 한다.
히프가 크고 튼튼해야 뒷다리로 박차는 파워가 막강해 보폭이 커지는 것이다. 보폭이 클수록 잘 달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히프가 크다고 무조건 다 잘뛰는 것은 아니다. 숏다리 뚱보까지 히프 크다고 잘 뛸 것으로 판단해선 곤란하다.
허리도 튼튼해야 한다. 허리는 대들보와 같아 가늘고 길면 힘을 쓰지 못한다.
문제는 허리가 가는지, 긴지와 히프가 큰지, 작은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말의 옆에서 보았을 때 허리와 히프의 폭이 맞먹을 정도이면 히프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뒤에서 볼때 히프의 폭과 발끝에서 엉덩이까지의 높이를 비교, 히프의 폭이 높이의 3분의1 이상이면 히프가 큰 말이다.
이렇게 해서 히프가 큰 말을 골랐더라도 점검과정을 거쳐야 한다.
걸을때 히프를 흔들면 근육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다. 또 옆에서 볼때 히프의 끝이 곡선미를 지니지 못하고 각이 지듯 처진 말도 베팅기피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