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 프로 걸음마 25시
기사입력 1997년 02월 18일 15시 11분
`21세기형 포수.' `10년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포수.' OB 4억원짜리 신인 진갑용（23）에겐 항상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앉아서 2루송구를 쏠 수 있는 강한 어깨, 안정된 인사이드 워크,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방망이 등 뭐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100m를 12초대에 달릴 정도로 순발력도 있어 이미 부산고 1학년때부터 프로 스카우트들의 군침을 돌게 만들었던 선수다. 과연 `아마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진갑용이 프로에서도 제 실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인지가 또 하나의 관심거리이다. 워낙 자질이 뛰어나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아직까지 그 대답은 미지수. 아마와 프로와는 엄연히 실력차가 나고 신인들의 경우엔 장거리 원정에 따른 체력유지 등 프로 적응력이 변수이기 때문이다. 진갑용은 일본 쓰쿠미캠프에 합류한 지난 13일 이후 팀훈련에서 프로의 벽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사실 프로야구는 별로 안봤어요. 한국시리즈 정도 본게 전부인데 막상 프로에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니까 배울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더라구요." 진갑용은 팀훈련에 합류한 이후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고 처음부터 기본기를 닦고 있다. 손상대코치의 지도아래 블로킹 요령과 푸트워크 등 홈플레이트에서의 수비요령을 배우고 2루송구에서도 군더더기없는 동작을 만들기 위해 오후 내내 반복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저녁에는 나무방망이 적응을 빨리 하기 위해 200∼300개의 티배팅을 하루도 쉬지 않는다. 자존심을 버리고 `걸음마'를 다시 시작하고 있는 진갑용에겐 하루 24시간이 오히려 모자랄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