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개] 국견세계화추진위에서 재현의 움직임 활발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5시 00분
`오수（敖樹）개를 아십니까?'
목숨을 바쳐 주인을 구한 의견（義犬）으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나오는
전북 임실의 오수개의 실제 모습을 재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학자, 동물학자, 문화계 인사 9명으로 구성된 한국동물보호연구회 산하
국견（國犬） 세계화추진위원회（위원장 윤신근박사）는 최근 서울 앰베서더호텔에서
창립 모임을 갖고 오수개 복원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위원회는 먼저 고서 등에 나온 개 그림과 마을 주민들의 증언 생태학적인 특징 등을 토대로
조용진교수（서울교대 동양화）가 그림을 그리고 이를 정대현교수（서울시립대 응용미술）가
조각해 실제 모습을 되살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민속학자들과 동물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역사적－생태학적 고증을 거친 뒤
육종에 들어가 실제와 가까운 모습으로 재현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
추진위 윤신근위원장은 "빠르면 이달말쯤 오수개의 형태가 확정될 것"이라면서
"종자개량 등을 통해 앞으로 5∼10년 안에 충성심이 강한 오수개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작업중인 오수개의 실제 모습은 용맹한 진돗개와는 달리 선한 인상의 눈을 지니고 있으며
다소 털이 길고 약간 처진 귀, 말려 올라간 꼬리 등을 갖춘 충직스럽고 영리한 개로 추정되고 있다.
오수개는 지금부터 1천년전쯤 김개인이라는 사람이 어느 봄날 장에 갔다가
귀가도중 술에 취해 잔디밭에 쓰러져 잠이 든 사이 때마침 근처에서 산불이 일어나
주인이 불에 타 죽을 위험에 처하자 자신의 몸에 물을 적셔 주인을 구하고
자신은 목숨을 잃은 충성스런 개.
잠에서 깨어난 주인은 이 사실을 알고 이 개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고
지팡이를 무덤앞에 꽂아 주었더니 지팡이에서 잎이 돋아 큰 나무로 자라나
이 나무를 개나무라는 뜻의 오수라고 부르고 그 마을을 개나무 마을, 즉 오수리로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12년째 오수개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오수의견제를 열고 있는 전북 임실군（군수 이형로）은
오수개 혈통 복원을 위해 1천만원의 특별 예산을 마련한 상태.
오수청년회의소 회장 심재석씨는 "우수 혈통의 오수개를 불도그나 드베르만 핀셔
셰퍼드, 스피츠 등과 같은 우수 개량종으로 육성해 세계적인 명견으로 만들 예정"이라면서
"임실에 세계 유명 견종들을 망라한 전시장과 개들이 레이스를 펼치는 경견장 건립도 함께 추진해
세계적인 개의 도시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중에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