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희] 빠르게 더 빠르게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4시 57분
`강속구로 승부하라.' 롯데가 호주 전지훈련서 （29）에게 내린 첫 주문이다. 프로 8년째인 그는 국내에서 시속 150㎞를 던질수 있는 능력을 가진, 몇 안되는 투수중의 한명이다. 그러나 그동안은 컨트롤을 가다듬으라는 요구가 더 많았다. 들쭉날쭉한 150㎞ 보단 의표를 찌르는 140㎞의 직구가 훨씬 더 위력적이라는 투수학 이론이 그 근거였다. "아내만 빼고 모두 바꾸라"는 어느 기업인의 말처럼 롯데 코칭스태프도 올해부터 그의 투구패턴을 확 뒤집어 보기로 했다. 컨트롤에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니 주특기인 강속구도 살리지 못하는 어정쩡한 투수가 돼가고 있다는 절박함에서다. 올시즌 그에게 거는 기대는 엄청나다. 감독은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에도 "우리 팀의 올해운명은 가 쥐고 있다"고 밝혔다. 양상문투수코치도 가 골드코스트에 첫발을 딛자마자 "전지훈련의 목표는 직구평균시속이 145㎞대를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작년 최고시속이 147㎞ 였으므로 150㎞ 돌파는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양코치는 복근과 하체강화→체중조절→투구폼 안정으로 스피드 늘리기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하프피칭으로 어깨를 푼뒤 15일부터 실전피칭에 들어갈계획. 가 올해 선발 10승만 올려주면 롯데는 `무결점 팀'이 된다. 작년 팀타율 1위에도 불구하고 5위에 그친 원인이 구멍난 마운드였기 때문이다. 는 `맘모스'란 별명처럼 몸무게（98㎏）,엉덩이（44인치）,가슴둘레（125㎝）가 팀내 최고다. 마운드에서도 올해 과연 `맘모스' 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전지훈련 결과가 벌써부터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