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 음반시장에서 돌풍
기사입력 1997년 02월 09일 15시 05분
한 천재 피아니스트의 좌절과 재기를 그린 영화 `샤인'이 음반계에 심상치 않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5일 개봉된 `샤인'의 사운드 트랙 앨범（）이 가 집계한 지난주（1월 27일∼2월 2일） 음반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영화 속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데이비드 헬프갓（51）의 연주로 유명해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도 2위에 올랐다. 더구나 둘 다 지지난주（1월 20∼26일） 순위에서는 4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음반들이 아찔할 정도의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교보문고 핫트랙 집계에서도 5위권에 진입한 `샤인'은 벌써 2만5천장 이상 팔렸고 `라흐마니노프 제3번'도 2주일새 1천장을 넘었다. `샤인'은 빌보드 차트에서도 영화 음악과 크로스오버 부문에서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샤인'의 사운드 트랙 앨범에는 헬프갓이 직접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과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제2번', `라캄파넬라', 쇼팽의 `폴로네이즈',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등이 수록돼 있다.
헬프갓은 비범한 재능의 소년에서 독선적인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학해 처절한 고독, 정신분열, 10년간의 감금생활을 거쳐 15년 연상의 점성술사 아내를 만나 재기에 성공한 호주의 피아니스트. 그의 감동적인 생애가 음악 외적인 면에서 `샤인'의 폭발적인 인기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헬프갓이 정신분열로 병원 생활을 했다는 점과 그가 연주하다 쓰러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의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 역시 젊은 시절 신경쇠약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공통점도 묘한 인연. 영화 속에서 헬프갓이 연주 도중 쓰러지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1909년 라흐마니노프가 뉴욕에서 독주로 초연한 곡으로 그의 4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내용이 가장 충실하고 기교도 완벽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한편 헬프갓은 오는 5월 덴마크, 스위스, 독일, 그리고 그가 병이 나기 직전 연주했던 운명의 장소인 의 로열 알버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