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시제품 만들며 하루 수십번 양치질
기사입력 1997년 02월 04일 17시 15분
한국발명계의 뉴리더로 불리고 있는 조연상씨（31．공무원．광주시 서구 농성동）. 조씨는 스노체인과 칫솔에서만큼은 세계적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난 93년 제네바 발명품전시회에 스노체인을 출품, 동상을 획득하며 세계적 발명가로 화려하게 데뷔한 조씨는 칫솔부문에서도 첨단을 달리고 있다. 최근엔 치아의 프라그를 비롯한 이물질 제거에 탁월한 `스프링칫솔'을 개발, 으로부터 실용신안과 의장등록을 따내기도 했다. 이 칫솔은 기존의 평면형에서 탈피, 머리부분이 5∼20도까지 휘어질 수 있도록 해 치아의 구석구석까지 닦을 수 있다는 것. 조씨는 이미 미국을 비롯한 20여개국에 특허를 신청한 상태로 미국의 한 업체에서는 이 칫솔의 생산판매를 독점하는 대신 이익의 절반을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의를 해오기도 했단다. 조씨는 "이 칫솔은 그동안 5차례에 걸친 개량형의 결정판"이라면서 "시제품을 만들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양치질을 하는 바람에 치아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하얗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낮에는 광주 서구 상무1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밤에는 킥복싱과 프로를 가르치는 수도체육관 관장인 조씨는 그러나 `발명가'라는 이유로 생활형편이 넉넉한 편은 못되는 게 사실. 기존 스노체인의 단점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소모한 스노체인만도 수백개에 달하고 연구에 동원한 칫솔만도 수천개에 이른단다. 또 시제품을 만들 때는 아예 철공소를 전세내 선반에 앉아 씨름해야 하는 바람에 빚도 많이 졌단다. 조씨는 그러나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것을 천직이자 생활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발명가의 길을 돌릴 생각은 없단다. 조씨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 충치때문에 고생한 이후 치아의 중요성을 절감, 칫솔관계 서적들을 뒤지며 개발에 몰두하게 됐다"면서 "발명은 아버지가 되는 것 만큼이나 즐거운 창조작업"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