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행] 대표팀 차출 염려마라
기사입력 1997년 01월 23일 16시 27분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새신랑 이진행（李晋行．26．MF）이 깨어진 신혼의 단꿈을 전지훈련지인 포르투갈 파루에서 맹훈련으로 잊고 있다. 구랍 1일 총각딱지를 뗀 이진행은 결혼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달콤한 신혼'을 실감해보지 못했다. 결혼식을 올리기 무섭게 FA（축구협회）컵 대회에 참가했고,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포르투갈 전지훈련길에 올라 색시 이은경씨（25．변호사 사무실 근무）와 함께한 시간이라야 고작 열흘밖에 안된다. 2∼3일에 한번 하는 국제전화로 아쉬움을 달래지만 그라운드에서 평소 2∼3배의 땀을 쏟으며 그리움을 잊고 있다. 이진행은 요즘 삼성의 포르투갈 전훈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운데 한명이다. 결혼후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때문이다.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붙었고 주특기인 중거리슛의 파워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진행은 "먹여살릴 사람이 생겼으니 열심히 뛰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지만 김 호 감독의 평가는 그 이상이다. 박건하 조현두 등 공격수들이 대표팀으로 빠져나간 공백을 메울만한 중량급 한명을 확보했다고 뿌듯해 하고 있다. 주택은행 출신으로 삼성에 우선 지명된 이진행은 포철공고 시절 노태경（포항）과 함께 고교축구를 주름잡았으나 진학 후 2개월만에 척추분리증 수술을 받아 하마터면 선수생활을 끝낼 뻔했다. 다행히 6개월만에 다시 그라운드에 나섰지만 그 후유증이 아직까지 미치고 있다. 그에게 지적되고 있는 근성문제도 결국 부상의 공포 때문. 그 와중에서도 이진행은 작년시즌 4골을 넣어 가능성을 보였고 올시즌 연봉 협상에서도 2천160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라 구단의 기대를 반영했다. "올해는 반드시 프로선수로서 승부를 내겠습니다. 그것만이 팀과 아내를 위하는 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