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고독한 샐러리맨 의식세계 조명
기사입력 1997년 01월 08일 15시 10분
대중사회 속에서 자기소외에 갇힌 젊은 세대들의 의식세계를 심리극적인 방식으로 구성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연희단거리패(대표 이윤택)가 17일부터 2월 23일까지 서울 안국동 북촌창우극장에서 선보일 `사랑의 힘으로'(이윤택 재구성,극본)가 그것.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줄거리를 뼈대로 전방위예술가 이윤택이 재구성, 현대 남성 샐러리맨들의 고독과 소외를 그린 실험성이 강한 무대다. 가족과 직장에 묶여 점점 소시민의 길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대 남성들이 세속도시에서 추구하는 꿈과 사랑의 문제를 그린 `남성연극'. 신문사 기자인 K는 자유로운 문필가 생활을 꿈꾸지만 홀어머니의 비정상적인 집착과 불구인 누이를 음악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현실 때문에 괴로워한다. 설상가상으로 뇌물을 받은 회사 상사가 `가수 연심이 매춘사건' 보도를 정정하라는 부당한 압력을 가해오자 더욱 깊은 좌절에 빠져 고민을 하던 끝에 회사 동료이기도 한 애인의 충고를 듣고는 당당히 자기의 삶을 찾아 나선다는 게 극의 흐름. 연출가 김경익은 "극의 후반부에서 주인공 K의 의식이 분열될 때, 그 의식의 상징적인 의미로 벽면 아래에 붙어있던 책조각－신문등을 태우는 등 무대공간을 적절히 이용했다"고 말했다. 연희단거리패 10주년 기념공연 `햄릿'에서 주연을 맡았던 김경익씨가 연출과 주연, 연기파 배우로 결혼과 함께 무대를 떠났던 배미향이 오랜만에 무대에 서 관심거리. 김남진, 조세연, 안선경, 유정화, 곽윤숙 등이 가세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 일 공휴일 오후 3, 6시. 763－12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