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간첩과 '변태' 식별법
기사입력 1996년 09월 23일 15시 09분
모든 택시기사들이 강릉으로만 간다고 할까봐 걱정이다.
강릉해안에 침투한 간첩선을 맨 처음 발견해 투철한 대공정신을 발휘, 신고한 사람은 택시 운전기사 이진규씨였다.
그는 작년에 인상된 신고비용이 적용되어 최고 1억5천만원을 포상금으로 받게 됐으니 그 시간에 부지런히 뛰어 봤자 만5천원을 벌었을까 말까였는데 일당한번 톡톡히 올렸다고 할 것이다.
간첩선 첫 발견자나 `춘원'이 아닌 생포간첩 이광수를 신고한 사람도 민간인이었으니 시민들의 신고정신이 번쩍 빛을 발한 것이다.
강릉에 왔던 무장간첩들의 대선배인 김신조씨(그는 1968년에 넘어 왔다)의 말을 들어 보면 숲이 가려지고 먹을 게 지천으로 있는 우리의 9,10월이 그들에게는 침투 호기란다. 앞으로도 간첩을 발견해 신고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대신 간첩을 구분하는 식별법을 잘 익혀 둬야 할 것이다.
* 광어와 도다리 아니 간첩과 안간첩(선량한 시민)감별법
- 널어 둔 빨래를 훔치는 자는 간첩이기가 쉽다. 단, 여자 속옷(팬티 같은)만을 슬쩍하는 자는 변태 계통이다.
- 최근 우리 물가에 어두운자. 단, 천만원을 주며 담배 한갑을 달라거나 10원을 주며 담배 한보루를 달라고 떼를쓰는 사람은 원 쪽….
- 외진 숙박업소에서 장기 투숙을 하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를 피하는 사람. 단, 그가 간첩과 무관한 벙어리 삼룡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
- 남대문 시장같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어느 한명을 무작위로 정해 `당신 간첩이지?'하고 물었을 때 얼굴이 벌개지는 사람.
- 자녀의 학교 서류의 부모 직업란에 `간사'니 `간병인' `간수' `간부' `간척지 개간인' `간천엽 도매상'이 아닌 `간첩'이라고 분명히 기록하는 자.
- 자주 이런 넋두리를 늘어 놓는 사람. `간첩도 못해 먹겠어…옛날엔 우체부 복장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했는데 이제 택시기사 복장만 봐도 간이 콩알만해지니 원…."
- 남자의 거시기를 `살가지'로 여자의 머시기를 `살름'으로 살가지와 살름이 만나는 행사(?)를 `살꽂이'로 말하는 자.(북한의 실제 용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