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욱 감독] 밤잠 설친다
기사입력 1996년 09월 22일 14시 50분
## 현대 1경기 건너 연속 3연패… 꼴찌 추락 "지금쯤은 정상으로 돌아와야 되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여유가 있었던 울산 현대 감독이 밀려오는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총체적 난국에 빠졌던 팀이 기운을 차리는가 싶더니 지난 21일 전북에 3대5로 패해 급기야 꼴찌로 내려앉아 다시 팀 분위가 엉망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대우전에서 승리, 3연패를 벗어나기가 무섭게 또다시 3연패를 당한 것이다. 전기리그 챔프답지않게 `동네북'이 된 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문제는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챔피언 결정전이다. 특히 고감독은 올 챔피언 결정전 패권에 감독직을 걸 만큼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고감독은 지난 5일 삼성전에서 1대3으로 패해 3연패로 하위권으로 추락하자 `무기한 합숙'이란 강력한 처방을 내렸다. 해이해진 선수들의 정신력을 추슬러 후기리그 우승은 못해도 최소한 상위권은 차지할 생각이었던 것. 느긋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누구든 벤치에 앉혔고 무명이라도 열심히 뛰는 선수에겐 출전기회를 주었다. 교체전력의 극대화로 챔피언 결정전을 대비한다는 것과 자만에 빠진 일부 주전에게 자극을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 덕분에 부진했던 용병 아지마가 살아났고 무명 황승주(MF)가 주전급으로 성장하는 등 적잖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것도 잠시. 비교적 손쉬운 상대인 전남 대우 전북에 잇달아 패해 팀 분위기는 원위치가 되고 말았다. 고감독은 오는 28일 다카에서 열리는 컵위너스컵 2차전을 팀 분위기를 원상복구하는 마지막 관문으로 보고 있다. "챔피언 결정전으로 가는 걸음걸이를 가볍게 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하는 고감독의 표정엔 비장함 마저 깃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