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박카스배 천원전]○안조영3단 ●김승준4단♣
기사입력 1996년 09월 21일 14시 53분
「제2보」 (9~17)=흑 9로 갈라치고 백 10의 육박에 흑 11로 전개하는 진행은 아마추어의 눈에도 익숙하다.
흑 11로는 의 흑 1로 한발 높게 둘 수도 있다. 백 2 한칸으로 점잖게 받아주면 우변 흑 3의 대세점으로 달려간다. 부분적으로 흑 A의 마늘모가 견실하지만 발이 늦은 것이 흠.
백으로서는 의 흑 1 때 의 백 1로 헤딩하는 수가 있다. 흑 2, 백 3 다음 흑 4로 꽉 잇고 백 5에 지키는 구도. 흑은 6으로 우변 대세점을 둔다. 두 그림 모두 호각지세.
백 12 역시 가급적 초반 몸싸움을 피하고 좌상쪽으로부터 상변까지 폭넓게 경영해보겠다는 의도인데 흑도 13, 15로 틀을 잡아 별 불만은 없다.
그런데 흑 17은 어떨까. 견실한 수이기는 하지만 이 수로는 `가'의 곳을 짚어가고 싶은 유혹이 강하다.
물론, 좌변 흑의 형태에 백 `나'로 찔리는 약점은 있지만 아마추어들의 눈에는 흑 `가'의 삭감이나 흑 `다'의 대세점이 훨씬 매력적으로 비칠 것 같은데.
바둑단신. 유창혁 9단이 지난 18일 한국기원에서 속개된 제1기 테크론배 결승 5번기 제5국에서 강호 9단을 꺾고 초대 테크론배 우승자가 됐다.
2연패 뒤에 2연승을 올리는 저력을 발휘하며 최종국까지 따라붙은 조 9단을 물리쳐 또 한번 큰 승부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 유 9단은 이로써 왕위를 잃은 지 3개월만에 타이틀홀더의 자리에 복귀하는 기쁨을 누렸다. 테크론배 우승상금은 3천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