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란성' 모녀, 아시나요?
기사입력 1996년 09월 07일 14시 42분
**쌍둥이 자매처럼 행동하고 친구처럼 패션도 비슷 **'마마걸'가능성 커 인간관계 실패등 부작용 `일란성 모녀(母女)를 아시나요-.' 일란성 모녀란 어머니와 딸이 쌍둥이처럼 행동을 같이하고, 두사람의 생각이 일치하는 상태에 있는 모녀관계를 일컫는 말.
특히 40대 중반의 어머니와 사춘기 이상의 외동딸 사이에 이런 일란성 모녀가 많다. 이 커플은 쌍둥이형제처럼 몰려다니며 쇼핑도 함께 하고 옷도 비슷하게 입는다. 심한 경우 어떤 어머니는 남편을 침대에서 쫓아내고 딸과 함께 잠을 자기도 한다.
겉으로 보면 다정한 모녀처럼 보인다. 하지만 애인이나 남편 등 주변사람들과 인간관계는 심각하다.
지난해 모여대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체에 취직한 김모양은 3개월만에 사표를 냈다.
김양의 사직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얼토당토 않은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어머니의 절대적인 영향과 과보호 아래서 살아온 터여서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다.
이들 여성들은 결혼을 해도 실패하기 쉽다. 대개 어머니를 배신했다는 죄의식에 시달린다. 남편이 어머니만큼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피해의식도 갖고 있다.
일란성 모녀란 말은 원래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
특히 2년전 `산타페'라는 누드사진집으로 유명한 일본의 미야자와 리에가 거식증(拒食症)으로 해골처럼 마른 `사건'이 일반에 알려지면서 일란성 모녀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증세는 선수 다카노하나와 약혼했다 파혼한 뒤로 생긴 것이었다. 그러나 거식증의 원인은 파혼 자체보다 어머니와의 관계 때문이었다고 한다. 바로 그들 모녀가 일란성 모녀였다는 것이다.
이들 일란성 모녀들은 외부에서 관계를 깰만한 `위협'이 생길 경우 미야자와 리에처럼 거식증을 보이는가하면 반대로 과식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일란성 모녀를 만드는 어머니 가운데는 현모양처가 많다.
결혼뒤 현모양처라는 한길만을 걷다 40대에 들어 병적인 공허감을 느끼기 시작, 외동딸에게 병적으로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마보이라는 말 옆에 있는 비슷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