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배낭여행 꼴불견-못말리는 노래문화
기사입력 1996년 09월 05일 15시 30분
**기차타고 "우리 만남은 ∼"고성방가 한때 행락철 우리나라 관광버스는 `달리는 노래방'이나 다름없었다. 사회자가 나서서 분위기만 띄워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마이크를 잡고 재창 삼창까지 신나게 뽑았었다. 그러다 술잔까지 오가면서 흥이 무르익으면 광란의 춤판까지 벌어지기도 했었다. 배낭을 둘러메고 유럽 각지를 누비는 우리 배낭족들중 몇몇은 아직도 이같은 60년대식 구태 관광의 때를 벗어나지 못하고 소란(?)을 피우고 있어서 말썽.
배낭여행 전문가 L씨(34)의 목격담.
"뮌헨에서 로마로 가는 유레일 열차에서 느닷없이 `만남' `스피드' 등 우리 노래가 들리지 뭡니까. 우리 젊은이 4명이 6인승 콤파트를 차지하고는 즉흥 노래자랑 대회를 벌인 겁니다. 10시간 넘게 걸리는 시간이 무료한데다, 도난사고가 많다고 해서 서로 잠자지 않으려고 그랬다면서 계면쩍어 하더군요." L씨는 한국인의 `흥과 끼'를 주체하지 못해 노래와 춤솜씨를 보여주려면 열차안 콤파트나 호텔방에서 법석을 떨지말고, 에펠탑과 퐁피두광장, 의 코벤트 가든 같은 공인된(?) 노상 무대에서 젊음을 발산해야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유럽에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마음이 풀어져서 그런지 술을 마시고 심야의 센강변에서 고성방가를 하는 `강심장' 젊은이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