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조훈현 9단 ●최명훈 5단 ♣

기사입력 1996년 08월 31일 14시 47분


## 본선 토너먼트 제9국 제 3 보. (20~33) = 백 20은 극히 실전적인 타법. 흑 21로 밀어가면 백 22 이하 백 30까지는 기세상 필연에 가깝다. 줄타기시합이라도 하듯 나란히 상변을 관통. 역시 이다. 번개 같은 수읽기를 뿌리에 둔 부분전의 직관력은 가히 일절(一絶)로 꼽아 부끄러움이 없다. 순식간에 흑(흑돌안의●) 두점을 말아 넣으며 초반의 주도권을 장악해버린 이 힘과 빠르기는 관전자들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명쾌함이 있다. 흑도 33으로 양걸침해 나름대로 체면을 세웠다고 자위할 수 있겠지만 이 바꿔치기 형태의 절충은 확실히 백이 좋다. 수순을 거슬러 흑 31로 `가'의 곳 즉, 흑 1로 막는 수는 없다. 당연히 백 2로 끊어올 때 흑 3, 백 4 다음 응수가 어렵다. 흑은 5또는 A로 움직여야 하는데 백 6이면 흑(흑돌안의●) 여섯점이 위태로운 것이다. 자, 흑을 쥔 청년의 마음은 상변의 손해를 좌상귀에서 만회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할 터인데…. 바둑화제. 한국의 유창혁 9단과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의 대결로 압축된 응씨배 세계대회 결승 5번기 일정이 확정됐다. 제 1, 2국은 10월 2~7일 중국 시안에서 열리고 제 3~5국은 11월 2~9일까지 베이징으로 장소를 옮겨 소개된다. 대만의 부호 응창기 씨의 후원으로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한국 프로 기사들과의 궁합(?)이 아주 좋다. 89년 제1회 , 93년 제2회 서봉수 9단이 연속 우승을 차지해 한국바둑이 세계의 정점에 오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