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준] 근성 폭발 ♣

기사입력 1996년 08월 31일 14시 02분



## 3골 3어시스트… 4년 침묵 깨고 "나도 스타"

이제 꽃망울이 터질 때가 됐는가.

올림픽 본선 직전에 `비쇼베츠 호'에서 탈락, 의 쇳내음을 맡으며
설움을 삭이던 전경준(23.포항.MF)의 기세가 심상찮다.

웬만한 스타가 아니면 명함조차 내밀기 어려운 포항 아톰즈에서 어느새 단골
베스트 11 명단에 오르내리는가 했더니 이젠 한술 더 떠 심심찮게 골과
어시스트를 터뜨려대며 일약 `효자군(群)'에 등록했다.

팀간판 이 만개한 꽃이라면 전경준은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는 단계에
와있다.

전경준은 지난달 29일 전기리그 우승팀 현대와의 숙명적인 한판승부(3대2승)
에서도 전반 23분 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1-1이던 후반 9분에는 국내
최고의 GK라는 도 예측못한 25m 짜리 기습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작렬,
승부의 분수령을 만들었다.

벌써 3골 3어시스트.



올림픽에 갔다온 (4골-1어시스트)보다 앞서 팀내 4위의 공헌도다.



이 정도면 94년까지 포항 전력의 근간(根幹)이 돼왔던 고졸스타들의 계보를
이을 적자(嫡子)로서 손색이 없다.

당시 현란한 빛을 발하던 포항의 고졸군단 가운데 노태경만이 사이드어태커로
자리를 굳혔을 뿐, 상무에 입대한 최문식을 제외한 장영훈 백기홍 등은 부상과
높아진 `출전의 벽' 때문에 2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후기리그 들어 전경준이 돋보이는 것은 그동안 자신의 천부적인 기량을 잠재워
왔던 근성과 자신감 부족에서 완전히 해방됐기 때문이다.

얼굴에는 아직 애티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덩치 큰 선수들과 몸싸움을
해내는 강인함이나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간파해가며 공격루트를 개척하는
능력, 벼락같은 슈팅 등은 실로 수개월만에 눈에 띄게 발전했다.

지난 91년 모교인 청주상고를 전국대회 3관왕에 등극시킨 뒤 곧바로 프로로
직행했던 전경준은 "4년간의 침묵끝에 맞이한 개화기를 절대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