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팬위한 마지막 봉사는‘3할 정복’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2일 14시 54분
`하늘이 무너져도 할 일은 다 한다.' OB 주장 (30)는 22일 새벽 2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잠자리에 들었다.
21일 광주 해태전이 비로 취소돼 피로가 덜한 탓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온갖 상념 때문에 눕기가 싫었다. "어쩌다 꼴찌까지 떨어졌을까, 내가 주장 역할을 제대로 못한건 아닌가"하는 자괴감을 떨칠 수 없었다. 전날밤에도 후배들을 모두 자신의 방인 511호에 불러 "이제부터라도 분발하자"고 당부했었다. 늘 자신보다는 팀전체의 조화를 먼저 생각하는 지만 시즌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개인성적도 도외시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유는 딱 한가지.
선배가 제대로 야구를 해야 언제든지 후배들에게 할말이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는 21일 현재 타율 2할9푼4리(269타수 79안타)로 팀내 최고를 달리고 있다.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팀배팅을 잘 한다는 칭송을 들으면서도 팀에서 유일하게 3할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타격감각이 좋다는 의미다. "제가 3할 친다고 해서 팀성적이 달라질 거야 없겠죠. 하지만 내년을 위해서라도 선수 각자가 뭔가 한가지씩은 보여주고 시즌을 끝내야 될 것 같아서요." 데뷔 8년째인 의 첫 3할 등정은 절망적인 팀형편에서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