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왜 '청소년 음악회'인가?
기사입력 1996년 08월 17일 15시 15분
1TV `열린음악회'는 방송의 시청자 참여라는 면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놓았다. 비명에 가까운 고함소리가 난무하는 10대 위주의 TV 쇼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고루 만족시킬수 있는 내용으로도 시청률을 확보할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같은 장르의 후발주자인 TV `청소년 음악회'는 최근 소외지역-소외계층을 찾는 기획을 통해 `열린음악회'와의 차별화를 선언, 호평을 받고 있다.
문화현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그 혜택을 보기 어려운 나 백령도같은 도서지방, 사북-고한지구와 같은 내륙의 오지 주민들을 찾아 공연하는 것은 TV의 긍정적인 기능의 모범사례로 선정할만 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이름이 과연 여전히 `청소년 음악회'라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출연하는 가수들의 면면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열린 음악회'와 조금도 차이가 없다. 실제 공연때의 방청객들이 거의 성인층이다보니 `가요무대'에 더욱 가까울 때도 있다.
당초 청소년의 정서 함양을 위해 상당한 `수준'을 가진 음악회를 기획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의 모습은 절대 `청소년'만을 위한 음악회는 아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성격상 문화현장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다가가는 것이 더욱 가치 있음"을 강조하고 있고 그 의도는 칭찬할만 하다.
그러나 이렇게 `보다 많은 사람들' 속으로 다가갈때 `청소년'이란 이름이 왠지 겉도는 것이 사실이라면 과감하게 이름을 바꿔야 한다.
`청소년 음악회'란 이름이 `다음 세대를 생각합시다'라는 96 캠페인과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 고위층에서 `개명(改名)'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곧 내용이다. `장학퀴즈'란 이름으로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퍼즐 퀴즈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