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무정]<제18화>애욕의 소용돌이(54)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5일 15시 11분


**야접이 모용추를 노리고 … 청죽생이 어깨를 부여잡고 지면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지 않은가. 간신히 자세를 잡은 청죽생. 핏물이 어깨부위에서 흘러 내리고 있었다. 모용추는 귀영신보를 전개하며 추격했다.

그녀는 이 장 거리를 유지하며 청죽생을 가로 막았다.

"호호호, 나의 무영추(無影錐)를 목격한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에요."

그녀의 손바닥 위에는 독사의 이빨 같이 날카롭고 정교한 금속추가 반짝이고 있었다.

청죽생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모용소저가 암습을 가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소. 더구나 그런 절묘한 암기를 지니고 있을 줄은 뜻밖이요."

모용추는 매우 흥겨운 모습이었다.

"무용추의 첫번째 희생자가 총관이 될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어요."

청죽생은 실소를 머금었다.

"가능하리라 생각하오?"

"난 함부로 장담을 하지는 않죠."

"좋소, 시험해 보도록 합시다."

청죽생의 신형이 번개처럼 공간을 가로 질렀다. 그는 단 숨에 이 장을 뛰어 넘으며 모용추의 정면으로 쇄도해 들었다.

"물러가랏!"

고막을 진동시키는 외침과 함께 이번에는 일심부주가 공격을 가해왔다. 그는 지붕위에서 유성처럼 내리 꽂으며 연속 쌍장을 휘둘렀다.

청죽생은 황급히 몸을 돌리며 묵양대인을 상대로 반격을 취했다. 권(拳)과 장(掌)이 충돌하며 무자비한 소음을 일으켰다.

이 기회를 놓치고 있을 모용추가 아니었다.

"무영출(無影出) 망혼추(亡魂錐)!"

휘리링-.

무영추가 폭사되었다.

청죽생은 암습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에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탓."

그는 기합성을 내지르며 무영추를 향해 지풍(指風)을 튀겨냈다. 예리한 바람소리가 돌발적으로 터졌다.

무영추는 기가막힌 병기(兵器)였다. 청죽생의 지풍에 방향이 틀어졌던 이 암기는 다시금 사혈(死穴)을 노리고 파고들었다.

게다가 묵양대인의 공세는 갈수록 가공하게 변해가지 않는가.

청죽생은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고수들의 비무(比武)에 있어서 치명적이다. 진땀이 흘렀다.

추월야접은 더 이상 몸을 숨기고 방관(傍觀)하지 못한다.

그녀는 분명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리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청죽생이 위기에 빠져 있는걸 참지 못하는 것이다.

"장대가-."

추월야접은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빠른 경공을 전개하며 장내로 날아 들었다.

그와 동시에 역시 가장 자신있는 공격을 모용추에게 가했다.

"야(夜)-접(蝶)!"

호랑나비가 무서운 날개짓으로 모용추를 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