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독수리 마운드 '버팀목'
기사입력 1996년 07월 21일 15시 13분
**-이상목 2군행 "아예 완봉으로 승리투" 두드러지진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있다.
한화 한용덕(31)이 바로 그런 투수다.
천성적으로 차분한 스타일인데다 타자를 윽박지르는 화끈한 강속구는 없어도 한화 마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필요할때마다 감독의 가려운 곳을 시원스럽게 긁어주는 한용덕의 역할은 지난 20일 잠실 OB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위 현대, 2위 해태와 치열한 상위권다툼을 하고 있는 한화는 이날 잦은 게임등판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마무리 과 이상목을 1군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후반기에 대비해 페이스가 떨어진 둘의 힘을 `재충전'시키겠다는 감독의 전략.
때문에 한화로선 뒷문을 단속할 마무리가 없는 상태였다.
선발요원인 이 `비상대기'에 들어갔지만 한용덕은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줬다.
4안타만 내주고 완봉승을 거둬버린 것.
한복판 스트라이크가 단 1개도 없었을 만큼 자로 잰듯한 컨트롤에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는 무기력한 OB타선을 요리하기에 충분했다.
"등판예정일마다 비가 내려 보름만에 겨우 차례가 돌아온 선발이었어요. 비때문에 투수로테이션이 바뀌면 젊은 투수들이 먼저 나가니까요. 완봉승의 기쁨 보다는 선발투수 몫을 100해냈다는 게 더 기분좋네요."
평소 조용하던 한용덕의 목소리에는 지금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