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박재홍 20번째 홈런볼 찾습니다.
기사입력 1996년 07월 17일 16시 19분
`홈런 볼을 찾습니다.' 한화-현대전이 열린 16일 청주구장.
경기에 상관없이 외야석에서는 현대 직원들의 `보물찾기'가 한창이다.
다름아닌 3회초 `20-20클럽'을 달성한 의 20번째 홈런볼을 찾기 위해 관중석을 헤집고 다닌 것. 정봉규 홍보과대리는 타구가 떨어졌을 만한 지점에 앉아있는 관중들에게 홈런볼의 행방을 물었지만 "사인받으러 갔다"는 말만 되풀이 될 뿐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해 애만 태웠다. 홈런볼을 주운 사람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3루측 덕아웃 입구에서 불을 켜고 기다렸지만 이 또한 감감 무소식. 그렇다고 외야석에서 마냥 진을 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가뜩이나 홈팀이 지고 있어 단단히 열을 받은 청주팬들 속에서 홈런볼을 찾기란 불을 지고 화약고에 들어가는 격이었다. 청주팬에게는 역대 최단시간 `20-20클럽'을 알리는 홈런볼이 대기록의 증거라는 상황인식보다는 한화의 패배를 이끌어낸 `원흉'으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더이상의 정황설명은 불가능했다. 홈런을 친 의 방망이와 스파이크를 야구회관에 영구보관하기로 결정한 한국야구위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홈런볼만 찾게되면 감격의 현장을 더욱 생생하게 보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외야석과 덕아웃을 몇차례 왕복한 정대리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홈런볼이 나타나지 않자 "신문광고라도 내야겠다"며 허탈해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사에 길이 남을 홈런볼이 영원히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