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한번에 600만원'이래도 되나'비난 쇄도
기사입력 1996년 07월 05일 16시 40분
## 일반 패키지 4배 초호화판 상품‘눈살’ 일부 여행사들이 고품격이라는 명목으로 일반 여행경비보다 2배가량 비싼 여행상품을 다투어 판매하는등 고가경쟁이 불붙어 급기야 600만원짜리 해외여행상품까지 나왔다. 최근 S여행사에서 `신고품격여행 시리즈 1탄'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유럽 12일 상품의 가격은 무려 599만원. 150만원 가량하는 일반 패키지 상품보다 4배나 비싸다.
여행사 사장이 직접 여행객을 인솔,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이 상품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초호화판 일색이다.
우선 비행기는 전일정 비즈니스클라스를 이용한다. 비즈니스 클라스는 일반석인 이코노미클라스보다 2배가량 요금이 비싸다.
또 전일정 숙박지를 유럽풍의 고풍스런 초특급호텔로 잡았으며 식사는 모두 1류급 식사여서 마치 유럽귀족이 된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질 것이 틀림 없다.
599만원을 내고 선뜻 해외여행을 나갈 사람이면 부부동반에다 쇼핑등 추가비용도 여행경비와 맞먹을 게 불보듯 뻔하다. 때문에 이들 여행객들은 한차례 해외여행에 서민들의 전세금에 해당하는 2,000만원 정도를 호화판 해외여행에 뿌리는 격이다.
대한항공 여객사업부가 `최고급으로 차별화하겠다'며 개발한 칼팩(KALPAK)상품의 경우 최고급호텔에 묵고 최고급 식사와 특식 제공, 400㎞이상 떨어진 도시간은 비행기로 이동한다는 명목으로 30만~40만원대의 일본 3일 상품이 73만8천원, 200만~250만원대 유럽 15일 상품을 363만원에 판매하는등 일반여행사보다 2배정도 비싸게 받고 있다.
이같은 초호화 상품판매 사실이 알려지자 각 언론사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올여름 평생 처음 해외여행을 나가기로 했다는 이모씨(39. 회사원)는 "일본 가라쓰 해변 텐트숙박 4일 29만9천원짜리 상품을 구입하는데도 돈을 너무 헤프게 쓰는게 아닌가 몇번이나 망설였다"며 "해외여행은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경험을 얻는게 주목적인데 굳이 고급호텔에 묵고 고급만찬을 즐기며 값비싼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할 필요가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도 "한 여행사에서 고가의 튀는 상품을 내놓으면 다른 여행사들이 뒤질세라 더 고가의 상품을 내놓는다"며 "우리나라의 경제가 침체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만큼 고가경쟁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