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세계가 놀란 코리아 거미손'김병지
기사입력 1996년 05월 25일 14시 30분
**AC밀란 골찬스 4번 철벽방어 **카펠로 감독 "기량뛰어나"칭찬 한국의 수문장 김병지(현대)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김병지는 지난 24일 자존심이 강하기로 소문난 명문 축구클럽 AC밀란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비록 2골을 허용했지만 AC밀란의 날카로운 슈팅을 7번이나 차단해내 국가대표팀이 승리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세계적인 스타' 웨아, 바조와 독대했지만 뛰어난 판단력으로 위기를 넘기는 등 AC밀란의 4차례에 걸친 결정적인 골찬스를 무산시켰다.
카펠로 감독은 지난 24일 경기후 가진 인터뷰서 한국선수의 기량에 높은 점수를 매기지 않았다.
그러나 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한마디로 동물적인 감각이었다. 한국의 승리는 골키퍼 김병지 때문에 가능했다"고 수차례 강조한 것.
그것도 모자라 인터뷰 후에도 "세계무대에 서도 손색이 없는 기량을 갖추었다"며 칭찬을 멈추지 못했다.
김병지는 AC밀란과의 경기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빠르고 감각적인 슈팅을 부담없이 막아낼 수 있어야 국제용 수문장이 될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틈나는대로 비디오로 외국선수들의 슈팅을 분석하고 여건이 허락되면 축구선진국으로 유학을 떠날 결심을 했다.
"슈팅 타이밍이 너무 빨라 정신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우물안의 개구리였다."
김병지는 올 아디다스컵 개막전에서 골문을 비워 신생팀 수원 삼성에 1대2로 패해 무기한 출전금지를 당했고 국가대표에서 탈락돼 정신적으로 방황했다.
하지만 애지중지하던 꽁지머리를 자르는 등 훈련에 몰두해 아디다스컵 후반과 정규리그에서 맹 활약을 했다.
지난 20일에는 다시 국가대표에 발탁돼 시즌초의 악몽을 떨쳐버리고 명예를 회복했다.
김병지는 오는 27일 오후 7시30분 잠실주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와의 경기서 멋진 활약을 펼쳐 세계적인 선수로 공인받을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