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LG전 엉겁결에 자책골 눈물
기사입력 1996년 05월 16일 15시 04분
##팀 4연패 수렁 고개숙여 15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 안양 -전남의 경기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터벅터벅 걸음을 떼어놓는 정영호(27.전남)는 넋이 나가 있었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0-2로 전남의 패색이 짙던 후반 36분.
자심의 오른쪽 코너킥을 스카첸코가 문전을 향해 헤딩으로 떨구어놓자 정영호가 다급한 나머지 밖으로 차낸다는게 그만 자기편 골문 안쪽으로 빨려들어가 버렸다. GK 김민철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정영호는 물론 전남 수비수 모두가 눈을 감아버렸다.
벤치의 표정도 다를게 없었다.
전반에만 2골을 헌납했던 전남은 스코어 차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후반들어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4경기 연속 무실점의 치욕을 씻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모든게 정영호의 순간실수로 수포로 돌아갔다. 이날 패배로 전남은 지난달 18일 전북과의 익산경기서 올시즌 유일한 승리(3대1)를 거둔 뒤 내리 4연패를 당했다. "아! 이렇게 꼬이나…."
주전 스토퍼 김태영과 김현수가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됐고 스위퍼 김현수는 지난달 25일 현대전에서 십자인대를 다친데다 이날 경기서 수비형 MF 송광환마저 무릎부상을 했으니 정 감독의 입에서 넋두리가 나올만도 하다. 수비에 `총체적 구멍'을 드러낸 전남으로선 푸닥거리라도 한판 벌여야 할 판이다.
<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