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포스트시즌에만 볼 수 있었던 3대 사건?
기사입력 2009-10-25 16:04
| 단 한 차례도 없던 희한한 장면들. 2009 포스트시즌은 꽤 개성있는 잔치였다. 기존의 가을잔치가 보여주지 못했던 독특한 장면들이 속출했다. 28년 역사상 단 한차례도 볼 수 없었던 특이한 모습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었던 광경들을 포착해봤다. |
| 아름다운 명장들… |
| 7차전후 적장과 패장 이례적 악수로 '유종의 미' |
| 첫 7차전 끝내기 홈런 … 최다 관중-최다 수입 '대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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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극적일 수 있는 순간, 가장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최고 무대의 왕중왕을 가리는 최후의 경기, 그것도 마지막 이닝에 터진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 그 한방으로 승부는 영원히 기억될 각본없는 드라마가 됐다.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은 그 자체가 드물었다. 딱 2차례 나왔다. 그나마도 7차전 끝내기 홈런은 없었다. 2002년 삼성-LG 대결 6차전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시리즈가 종료됐지만 7차전은 아니었다.
▶최고 흥행의 돈잔치
관중도 최다, 수입도 최다였다. 포스트시즌 누적관중은 최초로 40만을 넘었고, 수입 역시 최초로 70억원을 넘었다. 총 16경기에 41만262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 95년에 기록된 역대 최다관중(37만9978명)을 넘었고, 수입도 70억4803만300원으로 단숨에 70만을 돌파했다. 역대 PS 최고 수입은 14경기를 치른 지난해 53억6057만6000원이었다. 수입이 대폭 늘자 KIA가 신났다. 먼저 제하는 정규 시즌 1위 배당금 20％와 한국시리즈 우승 배당금까지 역대 최고 상금인 약 25억원으로 돈잔치를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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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최고 명승부를 펼친 KIA와 SK. 최후의 승장과 패장 사이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훈훈함까지 있었다. 우승 확정 후 승장 조범현 감독은 3루측 김성근 감독에게 찾아 모자를 벗고 깍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청출어람'의 제자 조 감독을 따스하게 안아줬다. 김성근 감독은 누구 못지 않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사.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저 제자의 생애 최고 순간을 함께 축하해 주는 마음 넉넉한 스승일 뿐이었다. 그 순간 패장 김 감독의 얼굴에 스쳐간 미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흐뭇한 그림이었다.
최후의 승패가 갈리는 한국시리즈 7차전. 역대 이런 경우는 없었다. 의례적인 인사와 악수 뿐이었다. 그런 면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감동적인 포스트시즌이었다.
<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