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최희섭-김현수..최고 히터들 오픈스탠스 전성시대 왜?
기사입력 2009-06-05 12:07
| 오픈 스탠스 전성시대다. 리그를 이끄는 최고의 강타자. 공통점이 있다. 타석에 설 때 앞발을 턱 열어 놓고 있다. 오픈 스탠스다. 4할과 최고 타자를 놓고 경쟁 중인 LG 페타지니와 두산 김현수, 강력한 홈런왕 후보인 KIA 최희섭이 모두 이 자세에서 출발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 페타지니와 최희섭이 극단적이라면 김현수는 스퀘어에 가까운 오픈이다. 삼성 시절 스퀘어에 가까웠던 요미우리 이승엽은 일본 진출 후 오픈 스탠스로 변화를 줬다. 현역 시절 최고 강타자 중 하나였던 마해영 Xports 해설위원도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를 취했었다. 오픈 스탠스는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 선택의 이유는 무엇일까? 오픈 스탠스를 중심으로 스탠스 세계의 비밀을 풀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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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들의 스탠스는 모두 3가지. 홈플레이트 기준으로 앞발이 뒷발보다 뒤로 빠지면 오픈 스탠스, 반대로 앞발이 뒷발보다 앞에 정렬하면 클로즈드 스탠스다. 나란히 서는 자세는 스퀘어 스탠스라 부른다. 기본은 스퀘어다. 하지만 강요는 금물. 개인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근육량, 스윙 궤적 등에 따라 최선의 선택은 다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심리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정열이 바로 맞춤 스탠스다. KBS 이용철 해설위원은 "스탠스의 선택은 그야말로 어떤 자세가 공을 가장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심리를 강조한다. 특정 코스에 대한 약점을 의식해 스탠스를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 스탠스 변화가 약점을 커버해준다는 과학적 입증 결과는 없다. 하지만 바꾼 뒤 심리적으로 편해짐으로써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안 바꿀 이유가 없다. 그야말로 어떤 스탠스가 더 좋은 거냐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장타자는 열고 선다?
최희섭, 페타지니, 이승엽, 마해영, 김현수는 모두 장타자다. 오픈 스탠스를 취하기 때문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비거리 차이는 서있는 자세가 아닌 맞히는 순간의 옳바른 자세에서 갈린다. '마지막 4할타자' SBS스포츠 백인천 해설위원은 '스퀘어 수렴의 법칙'을 강조한다. 그는 "열고 서든 닫고 서든 잘 때리는 타자들은 칠 때는 투수를 향해 스퀘어로 들어간다"고 말한다. 서있는 자세가 반대일지라도 실제 타격시에는 같아진다는 얘기다. 두산 김광림 타격코치 역시 스탠스보다는 '어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서있는 자세가 중요한건 아니다. 오픈을 해도 칠 때는 들어온다. 투수쪽을 향한 어깨가 끝까지 닫혀있다가 릴리스 순간에 폭발할 때 가장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어깨와 목 근육은 연결돼 있어 어깨가 먼저 열리면 자연히 헤드업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스탠스는 타고난다?
대부분 야구를 시작해서 처음 선 자세가 유지된다. 페타지니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에서 야구할 때부터 오픈 스탠스였다"고 말한다. 김현수 역시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이렇게 섰다. 특별히 생각하고 선 건 아니다"라며 오랜 습관임을 강조한다. 대부분 이렇다. 하지만 후천적으로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희섭 이승엽 같은 케이스다. 이용철 해설위원은 "스윙스피드나 팔이 나오는 각도 등의 변화에 따라 스탠스에 조금씩 변화를 주기도 한다. 정상급 타자들의 현재 스탠스는 오랜 시간과 경험 속에 도달한 결론"이라고 설명한다.
▶오픈은 바깥쪽, 클로즈드는 몸쪽에 약하다?
최희섭은 몸쪽 볼 공략을 위해 스퀘어에서 오픈으로 전환했다. 그는 "스퀘어일 때는 공이 들어오는 순간 몸이 앞쪽으로 쏠려서 몸쪽공에 약했는데 그걸 고치기 위해 다리를 열었다"고 설명한다. 열고 선다고 몸쪽에 강해질까? 그렇지 않다. 극단적 오픈 스탠스를 취하는 페타지니는 오히려 반대다. 인코스에 약점이 있다. 페타지니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면 어떤 공이든 칠 수 있다"고 호언하지만 '가운데와 약간 바깥쪽 높은 공은 금물'임을 모든 투수들이 알고 있다. 백인천 위원은 "오픈을 하면 투수를 보는 시야가 편해진다. 하지만 오픈한다고 몸쪽을 잘 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오픈된 상태에서 몸쪽공을 치면 파울이 돼버린다. 오히려 닫고 허리를 짧고 간결하게 돌려야 한다. 인코스는 중심에 맞히기보다는 오히려 살짝 '먹히게'치는 것이 안타를 뽑아내는 요령"이라고 설명했다.
< 정현석 기자 and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