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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SC헬스칼럼] 발목 삐었을 때 방치하면 만성화 위험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4-06-26 08:54


누구나 한 번쯤 뛰거나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발목이 꺾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계단에서 발을 헛딛거나 농구를 하면서 점프 후 다른 사람의 발을 밟고 착지하면서 크게 다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병원에 갈 여유도 없고 가야 한다는 생각도 못 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그냥 지냈던 것 같다. 주변에 병원이 별로 없기도 했고, 당시에는 발목을 삐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행히 운이 좋아 지금은 아픈 증상이 없지만 자칫 발목 삔 것을 방치한 대가로 만성 족관절 불안정증으로 고생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만성 족관절 불안정증은 발목의 뼈를 잡아주는 인대들이 찢어지거나 늘어나면서 뼈의 안정성이 손상되어 움직임이 과도해지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걸을 때 발목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고 뭔가 빠지는 느낌을 받게 되고, 통증도 동반된다. 많이 걸으면 발목이 붓거나 걸을 때 자주 넘어지기도 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발목 관절의 마찰이 심해지면서 연골이 빨리 닳게 되고, 퇴행성 골관절염의 진행이 빨라진다. 따라서 만성 족관절 불안정성은 통증이 있다면 당연히 고쳐야 하며, 통증이 없더라도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발목 주위에는 여러 개의 인대가 뼈들을 고정하고 있다. 그 중 발목을 삘 때 가장 쉽게 다치는 인대가 전방거비인대(거골과 비골을 연결하는 인대)이다. 이 인대는 걸을 때 거골이 앞쪽으로 밀려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손상되면 보행시 거골이 앞으로 밀려나면서 경골의 아래쪽 관절면과 마찰이 생겨 연골이 닳게 되고 통증이 발생한다.

연골만 닳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연부조직들도 함께 늘어나고, 관절막이나 힘줄의 염증도 동반된다. 환자는 인대가 있는 부위, 즉 바깥쪽 복사뼈 앞쪽 움푹 들어간 부분을 누르면 통증을 호소한다. 종아리를 고정한 채 발을 앞으로 당기면 통증과 함께 발이 앞으로 밀려나오면서 인대 부위가 안으로 쑥 들어가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만성 족관절 불안정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급성 발목염좌를 잘 치료하는 것이다. 특히 발목을 삘 때 늘어나거나 찢어진 전방거비인대를 잘 회복시켜야 한다. 반깁스, 석고 고정이나 보조기 등으로 발목을 고정해 인대가 원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반에는 보조기를 찬 상태에서도 미세한 움직임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발목에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같히 조심해야 한다. 추가로 통증과 부종을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 얼음찜질, 다리 들기, 휴식, 압박요법 등을 시행한다. 어느 정도 통증과 부종이 감소하면 보조기를 찬 채로 점진적인 체중부하 운동을 시작한다. 발목 인대의 재생을 도와주는 주사 요법도 효과적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발목을 삐었을 때 치료 중에 일을 시작하거나 너무 빨리 보조기를 풀어버리는 등 현실의 여건 때문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운이 좋아 잘 낫는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걸을 때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며 정형외과를 찾게 된다. 수개월 또는 수년이 지나 만성화된 다음에도 급성 발목염좌 치료에 시행하는 보존적 요법을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성공률은 낮다.

약물, 주사, 물리, 운동 치료 등으로 호전이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주로 끊어지고 늘어난 인대와 주변 연부조직을 당겨서 봉합한다. 만약 인대가 흔적도 없거나 주변 연부 조직이 손상되어 봉합할 것이 거의 없는 경우, 인대 보강물이나 자신 또는 타인의 건이나 인대를 이식하기도 한다. 수술 효과는 좋은 편이지만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니 발목을 삐었을 때 바로 적절한 치료를 해 만성화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고, 만약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족부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수술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도움말=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서동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SC헬스칼럼] 발목 삐었을 때 방치하면 만성화 위험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서동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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