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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곳은 서울이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지로서는 가장 낯선 곳이다.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여행은 특별한 곳으로 떠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으니 그럴 게다. 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공간을 여행지로써 생각하는 것 자체를 무의식적으로 경계했을지도 모른다. 서울에 사는 사람 중 한강 유람선을 타 본 사람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이유다. 짧은 연휴, 제대로 된 한국의 멋을 즐길 수 있는 서울 여행지를 소개한다. 서울의 관광지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핵심 역할을 하는 '서울관광재단'의 추천 여행지 중 실내에서 문화와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위주로 추렸다. K컬처가 세계로 뻗어가는 가운데 정수를 느끼며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자체로 매력적인 공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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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경복궁, 인사동, 북촌한옥마을 등 서울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주요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국내 유일의 국가 현대 미술관으로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하여 반세기의 역사를 거치며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의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는 8개의 전시장과 교육시설, 도서 아카이브, 식당과 카페까지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장을 연결하는 게이트와 뒤편의 언덕, 보물 제2151호로 지정된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까지 거닐며 사색에 잠기거나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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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볼거리로는 2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장욱진(1917~1990) 자가의 60년 회고전이 있다. 전시회에는 유화, 먹그림, 매직펜, 표지화와 삽화 및 도자기 그림 등 270여 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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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은 설 연휴 기간 고즈넉한 덕수궁 길을 따라 경사진 언덕을 끼고 오르면 수목이 어우러진 야외 뜰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미술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의 전면부와 현대식 건물의 후면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여럿이 만드는 미래, 모두가 연결된 미술관을 주제로 익숙함과 낯섦이 함께 공존하는 서울에서 누구나 친근하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유기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로비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나무 계단을 통해 건물의 전면부와 유리로 이어지는 실내공간의 독특한 멋을 느낄 수 있다. 충분한 자연광이 들어오는 밝은 실내가 서울에서 흔치 않은 사진 촬영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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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에서는 강은엽, 구수현, 김신록, 김홍석 등 국내외 여러 아티스트의 작품 69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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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은 광화문광장과 연결되어 있어 교통의 요지에 있는 국내 대표 문화공간이다. 공연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시부터 최신의 전시까지 다양한 문화적 충전이 가능해 온 가족이 즐길거리가 많다. 2월에는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중 하나인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어 버전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빅토르 위고의 고전을 바탕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선율을 보여주는 이 공연은 뮤지컬이 구사할 수 있는 여러 장치와 상상력에 세종문화회관의 기술적 구현이 더해져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와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공연장에서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여러 종류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세종라운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연중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인다. 그림자 회화(카게에) 거장으로 불리는 일본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의 전시 '오사카 파노라마展' 등이다. 설 연휴 기간에는 '엄마 아빠 행복 프로젝트 이벤트'가 진행, 엄마 또는 아빠와 미술관을 방문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2명까지 무료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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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