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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꽤 친숙하다. 갔던 적이 없는데 가봤던 느낌을 준다. 묘하다. 지명부터가 사람 이름과 같아 그런가. 생각해 보니 꼭 한 번 가야지 했던 곳이다.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 없는 자신감에 순번이 밀렸을 뿐. 추어탕과 만둣국, 지방 도시 풍경 등 머릿속에 그려진 맛과 풍경이 이미 익숙하다. 게다가 강원도 여행하면 바다와 산이 좋은 동쪽으로 가야 할 것 같다. 혹시라도 이런 비슷한 이유로 원주 여행을 미뤄왔다면 안타깝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원주는 한마디로 '들꽃'이다. 나태주 시인의 '들꽃', 그렇다. 자세히, 오래 보면 예쁘고 사랑스럽다. 게다가 남녀노소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볼거리가 다양하다. 강원도 여행의 경유지로 활용해도 좋다. 두 번, 세 번, 본인도 모르게 방문 횟수가 늘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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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현관광지의 중심에는 소금산 그랜드밸리가 있다. 소금산 그랜드밸리는 장가계와 비슷한 느낌이다. 출렁다리를 출발해 데크 산책로-소금잔도-전망대-소금산 울렁다리로 이어지는 코스가 인기다. 2018년 개장한 높이 100m, 길이 200m의 산악보행교인 소금산 출렁다리는 짜릿하다. 바닥이 격자형으로 만들어져 발아래가 훤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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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산은 원주의 친숙함 느낌을 부각한 주인공일지도 모르겠다. 국내 대표 문화, 예술 공간 중 하나로 TV와 영화 등에 자주 등장했다. 독특한 건축양식을 자랑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모두 만족감을 가득 안고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다.
뮤지엄 산은 지정면 월송리에 있다. 사계절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품에서 문화와 예술의 선율을 느낄 수 있는 전원형 뮤지엄이다. 노출 콘크리트의 미니멀한 건축물의 대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공사를 시작하여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2013년 5월 개관했다.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공동 추진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뮤지엄산은 풍성한 자연 속에 오솔길을 따라 마주하는 웰컴 센터, 페이퍼갤러리와 청조갤러리가 있는 본관, 세 개의 가든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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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석으로 둘러싸인 뮤지엄 본관에는 종이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는 페이퍼갤러리와 매년 두 번의 기획전과 상설전이 열리는 청조갤러리가 있다. 본관 갤러리는 각각 네 개의 윙(WING)이 구조물을 이루고 있다. 각 섹션들은 사각, 삼각, 원형 모양의 외부와 연결된 공간이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지속적인 시간 개념을 표현한 건축가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안도 다다오는 뮤지엄산 개관 5주년을 기념하며 명상관을 완성했다. 돔 형태의 명상관은 뮤지엄의 공간과 예술, 자연을 영감으로 기획된 프로그램들로 풍부한 감성과 깊은 휴식의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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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막성당은 원주의 외곽에 위치한다. 신림면 구학산로 1857에 있다. 교통 접근성 면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세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건 용소막성당만의 매력이다.
용소막 성당은 풍수원성당과 원주성당에 이어 강원도 내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성당이다. 처음에는 초가였으나 시잘레 신부에 의해 현재의 벽돌 건물로 지어졌다. 시잘레 신부는 신자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중국인 기술자들을 써서 성당 건축을 시작해 1년여 만인 1915년 가을에 건평 100평의 벽돌조 양옥 성당을 완공했다. 건축기술과 재료의 부족, 건축인력의 미숙, 경제력의 한계 등으로 본국인 프랑스의 전형적인 성당의 외관 중 중앙의 종탑과 아치 등 수직성을 강조하는 요소가 주로 채택되고 나머지는 생략되는 표현으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 고딕 양식의 건물 특성은 최대한 살렸다. 성당 건축양식의 일반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지붕 꼭대기의 뾰족한 탑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인 아름다운 성당이다. 용소막 마을은 지형지세가 용의 형상을 닮았다고 한다. 현재 용소막성당 자리가 용의 발 부분에 해당하며 그 뒷산이 용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어 용소막이라 불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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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원창은 남한강의 지류인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부론면 흥호리에는 있다. 흥원창에서는 여주 강천면 자산을 감싸고 도는 섬강과 남한강의 웅장함과 함께 감상하는 일몰이 일품이다. 흥원창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12조창 중 하나였지만 현재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현지인들의 풍경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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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