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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변실금 환자 71% '65세 이상'…증상 있어도 10명중 1명만 병원 찾아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3-09-03 09:25 | 최종수정 2023-09-03 09:25


대한대장항문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1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2023 대장앎 골드리본 캠페인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고령화 시대에 따른 변실금의 열악한 치료 및 관리 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변실금은 대변 배출의 조절 장애로 인해 대변이 항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것을 말한다. 가스가 새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부터 대변 덩어리가 하루에도 몇 차례씩 흘러나오는 심각한 수준까지 그 증상이 다양하다. 심포지엄은 이런 변실금 환자들의 증가 추이 및 치료 취약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의학적 치료·관리 환경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변실금 진료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12년 6266명에서 2022년 1만5434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노인 환자의 비중이 큰 편으로, 2022년 기준 전체 변실금 환자의 71.3%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변실금의 원인은 다양한데, 노인은 주로 항문·직장의 노화로 인한 변실금을 겪는다. 이 외에도 항문 수술, 분만, 직장암 치료, 염증성 장질환, 신경 조절 장애 등이 변실금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대장항문학회 강성범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노인들이 겪는 의학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며 "특히 타인에게 알리기를 꺼려하는 변실금 같은 질환에 대해서도 인식을 바꾸고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변실금 자체에 대한 이해가 낮을뿐더러 증상이 나타나도 오랫동안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변실금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5%가 "모른다"고 답했고, 42.6%가 "증상이 생기고 1년이 지난 후 병원을 처음 방문했다"고 답했다. 증상 발현 후 한 달 이내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13.9%에 불과했다.


변실금을 겪으면 증상의 경중에 상관없이 삶의 질 저하를 느끼게 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변실금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은 ▲외출이 어렵다 ▲냄새가 난다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기저귀 착용으로 자존감이 낮아진다 ▲성생활에 방해가 된다 등의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변실금은 직장경 검사, 항문 직장 내압 검사, 근전도 검사 등으로 진단하며 바이오피드백, 항문 괄약근 성형술, 천수 신경 조절술, 장루 조성술 등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 및 치료에 있어 '낮은 수가'가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어, 건강 보험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 미국과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변실금 진료 수가는 25% 수준으로 매우 낮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 기본적인 치료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외과 김태형 교수는 "진료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수가 체계에서 변실금 환자 진료에 대한 외과의사 개개인의 열정에만 기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초고령 사회에서의 필수의료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한 변실금 진료에 대한 정책수가가산 등의 실제적인 수가 개선책이 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날 심포지엄에서는 "변실금 및 장루 환자를 위한 화장실 개설 등의 계획 수립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공공장소에서 이들이 편하게 볼일을 보거나 뒤처리를 하기에는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변실금 환자 및 소수 장애로 소외되고 있는 장루 환자들은 화장실에 장루용 변기나 세척 시설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한국장루장애인협회 전봉규 이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누구든지 공공시설의 화장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사회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런 변화를 적극 수용해, 변실금·장루 환자들이 마음 놓고 외출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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