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신의 직장' 모럴헤저드 논란 속 높은 연봉…희망퇴직 조건도 '↑'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3-08-17 11:44 | 최종수정 2023-08-17 13:28


올해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 직원의 평균 급여가 6000만원을 넘어섰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수익 확대가 실적 증가로 이어지며 두둑한 성과급 지급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받아 평균 급여가 1억원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신의 직장'이다.

1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액은 6150만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1인당 급여액 5870만원보다 4.8%가 늘었다. 이들 은행 직원 평균 연봉은 2021년 1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실적 확대에 따른 성과급 지급에 따른 것으로 반기 평균 급여가 6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타 은행의 평균 급여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높은 급여에도 불구,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내부 횡령 및 비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여론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최근 모럴해저드 논란의 중심에 섰던 DGB대구은행, 경남은행, KB국민은행 등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지난해 1억원이 넘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100만원, 경남은행은 1억1000만원, 국민은행은 1억1600만원이다. 남성 직원 평균 연봉의 경우 지난해 대구은행이 1억1800만원, 경남은행이 1억3600만원, 국민은행이 1억3000만원으로 더 높았다. 해당 은행의 임원에 대한 대우도 최고 수준이었다. 미등기 임원의 경우 지난해 대구은행의 평균 연봉이 2억9700만원, 경남은행이 2억8500만원, 국민은행이 5억5000만원에 달했다. 대구은행은 임성훈 전 행장이 퇴직 소득 등을 포함해 지난해 14억500만원의 연봉을 받았고, 주요 퇴직자의 퇴직금도 평균 8억원 이상이었다. 경남은행은 최홍영 전 은행장에게 지난해 7억2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국민은행은 이재근 행장이 지난해 13억9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은행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급증한 이익을 통해 상대적으로 좋아진 희망퇴직 조건 등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하반기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대상은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이었다. 1968∼1971년생은 28개월 치, 1972년생 이후 출생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수령했다. 특히 1968∼1971년생 퇴직자에게는 자녀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도 지급됐다.

신한은행 노사는 희망퇴직 조건 등에 합의, 조만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대상은 부지점장 이하 모든 직급의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되면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게 된다.

한편 금융위원회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4000만원이다. 법정 기본퇴직금 1억8000만원, 희망퇴직금(특별퇴직금) 3억6000만원으로 총퇴직금은 2021년 5억1000만원보다 3000만원이 늘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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