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가 되살아났다. 사회적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감염 확산세로 막혔던 전 세계 하늘길이 최근 하나둘 열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눌려왔던 여행에 대한 보복 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터지며 예약은 급증했고, 매출도 껑충 뛰어올랐다.
그러나 여행업계 전반의 경영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실적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행사 대부분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여행사 직원 수는 여전히 코로나 이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여행업계가 때아닌 고민에 빠졌다. 인력 확보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일손이 부족하다. 코로나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 업계를 떠났던 인력의 복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신규 인원 충원도 녹록지 않다.
국내 전체 취업자 수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국내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 9월 기준 국내 전체 취업자 수는 현재 2838만9000명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 9월(2740만4000명) 대비 3.6% 늘었다.
여행업계의 인력난 배경으로는 높은 업무강도와 저임금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실적이 바닥을 찍었던 만큼 공격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행사들이 복지혜택을 늘리는 등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는 그간 실적 부진 등으로 소극적으로 움직였지만 해외여행이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를 시작으로 여행사들이 채용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여행 수요는 코로나 이전의 30% 이상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을 통한 지난 10월 해외여행 수요는 네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무엇보다 최근 3개월 사이 해외여행 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홍콩이 7월 무비자(사증 면제) 입국을 허용한 데 일본도 지난달부터 무비자 입국을 재개하는 등 각국이 관광 비자 발급과 무비자 입국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국제항공 운항 횟수를 늘렸고, 여행사를 통한 해외여행 예약도 급증했다. 해외여행 증가는 여행사 직원의 업무량 증가로 이어진다.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존 직원의 업무강도가 높아진다. 악순환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9월부터 여행사들이 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복지정책을 내놓으며 인력 확보에 나서는 이유다.
복지혜택 도입·신규 채용 확대 움직임
지난해 10월 전 직원 정상 근무 체제를 선언한 하나투어는 올해 지난 8월 신입사원 62명을 채용해 현업 부서에 배치했다. 전 직원 연봉을 3% 인상했고, 코로나 기간 고통 분담을 한 직원을 격려하기 위한 특별보상금제도까지 신설했다. 2024년 4월 주가와 연동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식이다.
모두투어도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월 4일 자로 전 직원 조기 복귀를 결정했다. 지난 10월 기준 전체 직원 중 65%가량이 복귀했고, 유급휴직 중인 나머지 인력은 조만간 합류하게 된다. 신입사원 채용도 내년 상반기에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랑풍선은 입사 1년 차 이상 전 직원의 연봉을 인상하고 직원 할인항공권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고, 수시 채용을 통해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좋은여행은 육아 휴직자를 제외한 전 직원이 정상 근무 중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만큼 당장 해외여행 수요가 확대되지는 않겠지만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정상화까지 회복 속도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서비스 경쟁력 확대가 중요한 만큼 경력 및 신규 채용 확대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