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이면서 고령 임신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령 임신부들은 임신중독이나 임신성 당뇨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최세경 교수는 "흔히 노산이라고 하는 고령 임신은 만 35세 이상의 여성의 임신을 의미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생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자연임신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외에도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나 임신 합병증이 생길 확률도 커지고, 젊은 여성에 비해 체중 관리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임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다양한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뇨의 경우 기형아 발생은 물론 유산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임신 전 반드시 혈당을 잘 조절해야 한다.
유산이 잘 되는 산모 중에는 갑상선질환을 가진 경우도 많이 발견된다. 따라서 산전에 반드시 질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임신 전 기본적인 피검사만 해도 빈혈, 간질환, 콩팥 질환 여부 등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풍진, 간염 등의 항체 보유 여부도 확인 가능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뿐만아니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과 난소에 문제가 없는지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요즘은 20~30대 젊은 여성 중에서도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과 같은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들 질환은 양성질환이기는 하지만 혹의 크기나 증상의 정도에 따라 자연임신을 방해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한 수술인지 여부를 꼼꼼히 검토하는 것이다. 임신 전 무턱대고 수술부터 했다가 임신이 어려워지거나 임신 후 산모와 아이의 상태가 위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세경 교수는 "자궁근종은 임신 중 변성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이 통증이 조기진통인지 분만진통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산모가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렇다고 무조건 임신 전 수술을 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는 만큼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있다면 임신 전후 정기적인 검진으로 꾸준히 관찰하고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최소 3개월 전부터 엽산 400㎍(마이크로그램) 이상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 B의 일종인 엽산은 태아의 뇌 발달을 돕고 신경관 결손을 예방한다. 다만 식품을 통해 충분히 섭취되지 않아 영양제로 복용해야 한다.
당뇨가 있거나 항경련제 등의 복용으로 태아 신경관 결손의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 산모들은 기본 용량의 10배인 4㎎을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한 임신 준비를 위해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건 체중 관리다.
저체중과 과체중 모두 임신 합병증과 연관이 있는 만큼 표준체중을 유지하도록 하고, 임신 중 적절한 체중증가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흡연은 산모도, 남편도 절대금물이다. 흡연하는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정자의 운동 상태가 좋지 않고, 흡연하는 산모들에게는 태반 조기 박리, 임신중독증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최세경 교수는 "고령 임신 또는 질환을 가진 상태의 임신 모두 정해진 날짜에 병원을 찾아 잘 조절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다"며 "특히 당뇨나 갑상선 질환 같은 경우는 약 조절이 굉장히 중요한 만큼 인터넷에서 떠도는 정보에 의존하기보다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임신 전 여성 건강 체크리스트
-고혈압·당뇨·갑상선 질환 등 산전 확인 필수
-임신 전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로 건강 확인
-임신 3개월 전에는 엽산 복용
-과체중·저체중 주의, 표준체중 관리
-산모·배우자 모두 금연
-정기적인 병원 진료·상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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