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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이제 시작된다.
물집 발생하면 2도 이상 화상…된장 바르기 등 민간요법은 금물
명절 음식 준비 등으로 다른 때보다 실내외에서 주방기기 및 화기 취급이 늘어나는 만큼 화상 사고에 주의를 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추석 전후 휴일 사고로 인한 하루 평균 응급의료센터 환자 내원 현황에 따르면 화상 환자가 평소 일 평균 90건인 반면 추석 연휴에는 일 평균 221건으로 약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음식 준비시 화상은 ▲뜨거운 물에 의한 열탕 화상 ▲뜨거운 냄비 또는 전기 그릴이 피부에 닿는 접촉 화상 ▲압력 밥솥 등의 뜨거운 증기로 인한 증기 화상 등이 있다.
화상은 정도에 따라 1도부터 3도 화상으로 분류한다. 1도 화상인 경우 피부 가장 겉인 표피층에 화상이 발생해 피부가 붉어지고 부종, 통증 등이 나타나며 물집은 생기지 않는다.
이런 경우 흐르는 물을 이용해 열을 식히도록 하며 피부 보습제 등을 발라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도록 한다.
화상이 깊어 표피 안쪽 상부 진피층에 손상이 일어나면 물집이 발생하는데 이때부터 2도 화상으로 분류한다. 화상이 깊어 하부 진피층까지 손상이 일어나면 감각이 없어지거나 피부가 창백해지기도 한다. 물집을 터트리면 2차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터트리지 말고 의료기관에 내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피 전 층과 피하조직까지 손상이 발생한 경우 3도 화상이라고 하며 침범 부위가 넓을수록 치료 기간이 길어지며 수술 및 피부 이식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빠르게 의료기관에 내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손가락 및 관절 부위에 화상이 발생했다면 크기가 작더라도 회복되면서 살이 오그라들 수 있으므로 전문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대동병원 외과 구기범 과장은 "일상생활에서 화상을 입는 원인은 생갭다 다양하므로 평소 안전수칙을 알아두고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더욱 전기와 불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며, "간혹 공휴일 응급실은 비싸다는 이유로 집에서 민간요법으로 소주, 된장, 감자 등 민간요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금지하며 화상이 깊다고 판단될 때에는 반드시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벌침 잘못 빼면 남은 독 몸으로 들어가…전신성 과민반응 있다면 병원가야
추석 차례전 조상의 묘에 자란 풀이나 나무를 베어 깨끗이 하는 일을 벌초라고 한다.
평소 익숙하지 않는 풀밭이나 숲길을 걷다보면 뜻하지 않는 부상과 질병을 얻기 쉽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벌 쏘임 사고'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벌 쏘임 사고 5428건 가운데 34.8%인 1827건이 추석을 앞두고 발생했다.
대동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배병관 과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은 "9월 하순까지는 벌초뿐만 아니라 산행, 야외활동 시 벌 쏘임 사고가 증가하는 시기이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벌에 쏘이게 되면 해당 부위에 통증, 부종, 가려움 등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으로까지 나타날 수 있다.
벌에 쏘였다면 먼저 벌이 없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 피부에 벌침이 박혔는지 유무를 살펴야 한다.
피부에 박혀있는 침이 보인다면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피부와 평행하게 긁어 제거하도록 한다. 이때 손가락이나 핀셋 등으로 침의 끝부분을 잡아서 제거하는 경우 오히려 벌침 안에 남은 독이 몸으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침을 제거한 후에는 흐르는 물을 이용해 깨끗하게 씻도록 하며 부기 완화를 위해 얼음주머니 등을 이용, 찜질을 하도록 한다.
벌에 쏘인 후 몸이 심하게 붓거나, 창백해지는 경우, 가려움, 구토, 식은땀, 호흡곤란, 경련, 의식저하 등 전신성 과민반응이 나타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의료기관에 방문하도록 한다.
벌초를 하러 갈 때에는 피부를 많이 가릴 수 있도록 긴팔, 긴 바지, 챙이 넓은 모자 등을 착용하고 옷은 밝은 색 계열로 입도록 한다. 벌을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이 나는 화장품이나 향수는 피하고 단맛이 나는 음료는 삼가야 한다.
흔히 묘지 근처에서 발견되는 말벌도 주의해야 한다.
말벌이 발견된 경우 주변에 벌집이 있을 가능성이 크며 흙덩이가 작은 구멍 앞에 쌓여있다면 장수말벌 집이 있을 수 있다. 벌집을 발견한 경우 119 신고를 통해 안전하게 벌집을 제거한 뒤 벌초를 해야 한다.
배 과장은 "흔히 벌초 중에는 벌쏘임 이외에도 뱀에 물리거나 예초기 베임 혹은 돌 튐 사고, 유행성출혈열 같은 가을철 감염병 등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며, "무턱대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서툴게 벌초를 나서기 보다는 미리 지형을 확인하고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고 건강관리에 유의하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응급상황을 대비해 두 명 이상이 벌초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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