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환자의 핵심 치료법으로 꼽히는 '패혈증 묶음 치료'가 주간보다 야간에 더 시행이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상 야간 진료 수준이 낮보다 떨어진다는 다른 질병 연구들과는 상반된 결과다.
연구팀은 2015년 1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전국 11개 3차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내원한 패혈성 쇼크 환자 204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환자의 응급의료센터 내원 시간대에 따라 주간-야간으로 나눠 패혈증 묶음 치료가 골든타임 내에 적절하게 시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야간 시간대 패혈증 묶음 치료는 주간에 비해 1.36배 높은 수행률을 보였다(P<0.05).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단순히 주야에 따른 예후가 아닌, 환자 대비 의료 인력의 숫자와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공태영 교수는 "그간 국내외 많은 연구에서 야간 중증응급질환의 진료 수준이 주간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야간에 감소되는 의료 자원의 양과 해당 중증 응급 질환의 전문 의료진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연구는 야간에 패혈증 치료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단순히 해석되서는 안되며, 패혈증 묶음 치료와 같이 표준화된 치료 방법이 확립된 부분에는 의료 인력의 고도화된 전문성보다는 환자 대비 의료 인력의 숫자가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환자실 운영 및 응급의료 체계 개선에 있어 의료 인력의 충원은 전문성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라며 "단순하고 일괄적인 개선보다는 개별 치료 분야에 맞는 맞춤형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태영·유제성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중환자 의학 분야 유명 학술지인 Critical care(IF :19.3)에 '패혈성 쇼크 환자에서 패혈증 묶음 치료 완성률과 응급진료센터 내원 시간과의 관계 : 다기관 관찰 연구'라는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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