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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겨울철 파열 위험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12-31 09:18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오르는 혈관 질환인 뇌동맥류로 입원치료 중이라는 건강이상설이 제기돼 뇌동맥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에 결손이 생겨 그 부분이 꽈리처럼 부푸는 증상을 말한다. 100명 중 15명이 병원 도착 전 사망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압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뇌동맥류 파열 확률이 높아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 수축이 발생해 혈압이 상승하게 되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 저하돼 혈관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망치로 머리를 내려친 듯한 극심한 통증 유발

뇌동맥류는 크기가 2㎝ 이상 아주 클 경우 두통이나 신경마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파열되기 전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생전 처음 겪는 두통과 구역과 구토를 호소한다. 이외에도 갑작스러운 의식저하, 경련, 발작,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고, 드물게는 가벼운 감기 증상이나 두통만으로 외래를 방문하기도 한다.

신경외과 전문의 강남베드로병원 하상수 원장은 "뇌동맥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환자에서 잘 발생하며, 가족력도 영향을 미친다. 또 다낭성 신증후군 같은 유전성 질환에서도 발생률이 높고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하 원장은 "간혹 증상이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며 몇 시간 정도 기다려보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복용, 민간요법 등을 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대 금기해야 할 사항이다"라고 경고했다.

수술없이 치료 가능…평소 적극적 검사 중요

과거 뇌동맥류는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현재 뇌동맥류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수술 없이 치료도 가능하다. 그중에서 코일색전술은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뇌혈관으로 접근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첨단의학 영상기술(뇌혈관조영장치)을 이용해 뇌혈관 안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한 후 뇌동맥류 안에 백금코일을 넣어 뇌동맥류를 막아버린다. 코일색전술은 상처와 통증이 없고 입원 기간이 짧다.


코일색전술이 불가하거나 완전한 치료가 여의치 않은 경우, 또는 뇌동맥류 파열 후 뇌출혈이 심하게 동반되어 뇌혈종 제거술이 필요할 때 개두술(일부 머리뼈를 열고 진행)을 이용하는 클립결찰술을 시행한다. 미세현미경으로 직접 뇌동맥류를 확인한 후 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결찰시키는 방법으로 재발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하 원장은 "특히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자나 흡연 음주 과로 수면부족 등의 생활습관이 있는 경우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평소 느끼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나 갑작스러운 의식저하, 마비 등의 증상이 보이면 지체없이 119의 도움을 받아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뇌동맥류는 뇌 검사를 통해 미리 발견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뇌혈관 조형술을 통해 진단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뇌 검사로 잘 알려진 MRI, MRA만으로도 확인 가능하며, 대부분의 경우 파열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 평소 잦은 어지럼증과 두통을 겪고 있다면 뇌 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하상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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