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여행업계, 매출액 급감에 회복도 '안갯 속'…직원들 이탈 현상 벌어져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0-08-17 14:36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여행사들의 적자 행진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이탈 현상이 서서히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여행사들은 그동안 정부 차원의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한 유급휴직 등을 시행해 '버티기'에 돌입했었으나 당장 다음 달부터는 이마저도 끊길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경제위기와 기업들의 실적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에게 제공됐던 고용유지지원금마저 중단될 경우 자칫하면 대량 실업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정부의 지원 기간 연장 대상에 여행업이 포함될 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의 지난 6월 말 현재 직원 수는 2406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94명 감소했다. 하나투어 역시 1분기에는 19명이, 2분기에는 75명이나 직원 수가 감소했다.

노랑풍선은 올해 상반기 직원이 53명 줄었고, 모두투어는 52명이, 레드캡투어는 40명, 참좋은여행 18명, 세중은 9명이 각각 줄어들었다.

상장 여행사 7곳 가운데 직원 수가 늘어난 곳은 롯데관광개발이 유일했다. 이 회사는 직원 수가 99명 늘어났는데 여행 영업보다는 제주도 내 초고층 복합리조트 드림타워 설치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여행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올해 1월 251만명에서 2월에는 105만명으로 줄었고 3월에는 14만명으로 급감했으며 4월에는 3만명대로 떨어졌다. 이어 5월과 6월에는 4만명 안팎을 기록했다.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 숫자 역시 올해 1월 127만3000명에서 4월 2만9000명까지 줄었다가 6월에는 3만명대를 보였다.

해외여행객이 급감하면서 하나투어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95.0%나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2000억원에 가깝던 매출은 올해 2분기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 이에 따라 하나투어의 영업손실은 51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전환하게 됐다.


모두투어의 2분기 매출액도 3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8%나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93억원이었다.

롯데관광개발과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2분기 매출이 각각 230억원과 165억원이었는데, 올해 2분기에는 모두 6억원에 그쳤으며 적자를 냈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상장 여행사는 레드캡투어였다. 하지만 이는 여행 상품 자체로 인한 것이 아니라, 렌터카 사업이 선방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도 여행사들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며 유급휴직 등을 시행, 어느 정도 고용 인원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소형 여행사 중에서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게 될 경우 회사 내에서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분담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지원금 신청 자체를 진행하지 않은 곳도 많다.

이처럼 경영난이 가중되자 일부 사업을 정리하는 여행사들도 생겨났다. 하나투어는 출판 및 인쇄물 제작 관련 회사인 하나티엔미디어를 정리한 데 이어 전자상거래 회사인 하나샵 등에 대한 청산절차를 진행중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안갯속과 같은 형국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여행사들의 실적 회복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직원들의 '여행사 이탈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가 시행중인 여행업·항공업계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은 신청 후 6개월로, 지난 3월 지원금을 신청한 하나투어 등 여행사들은 당장 다음 달로 기간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고용유지지원금마저 사라질 경우 이들 회사는 무급휴직이나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도 있다.

정부는 고용인원이 급감할 수 있는 업종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연간 최장 180일까지인 고용유지지원 기간을 240일까지로 60일 더 연장하고, 오는 9월 15일로 종료되는 여행업·항공업 등에 대한 특별고용유지지원업종 지정 기간 역시 연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직을 단행하는 직원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달 중순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연장될 것을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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