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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춘천성심병원 이준호 교수, 세계 첫 '외이도 절개 없는 만성중이염 수술법' 개발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9-24 10:27


국내 의료진이 외이도 절개 없이 만성중이염을 수술하는 방법을 개발해 세계적 이비인후과 학술지에 발표했다.

이 수술법은 외이도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방법보다 회복이 빠르고, 미각마비(고삭신경)나 안면신경마비와 같은 후유증을 현저하게 줄일 뿐 아니라 청력개선 가능성도 높였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이준호 교수는 만성중이염 수술 후유증과 회복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청력개선율을 향상시킨 수술법 '확장형 상고실개방술 및 무-외이도절개 접근법(CIA: Canal Incisionless Approach)'을 개발했다.

중이염은 고막 바로 뒤에 위치한 '중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난 100년간 중이염 수술은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 피부 절개가 필수였는데, 벌어진 외이도가 회복하기까지 최소 두 달이나 걸렸다. 또 수술 과정에서 절개부위 바로 옆에 위치한 안면신경과 미각신경을 건드려 마비가 올 수도 있었다.

이준호 교수가 개발한 '확장형 상고실개방술 및 무-외이도절개 접근법'을 활용하면 외이도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만성중이염 수술이 가능하다. 이는 안면신경과 고삭신경이 위치한 곳에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에 수술이 가능한 연결통로를 만들기 때문이다. 덕분에 후유증 발생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수술 과정 중 소리를 전달해주는 이소골 주변을 정리하기 때문에 청력개선을 기대할 수 도 있다.

이준호 교수는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만성중이염 환자 79명 가운데 37명에게 '확장형 상고실개방술 및 무-외이도절개 접근법'을 시행했다. 그 결과 새로운 수술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평균 회복기간은 2.7주로 기존 수술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5.7주) 보다 2배 이상 줄었다.

'확장형 상고실개방술'은 후유증 (발생 확률도 현저하게 낮았다. 기존 수술법으로 치료받은 환자군(42명)에서는 수술 후유증 발생율이 33.3%(14명)인 반면 새 수술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에서는 16.2%(6명)로 2배 이상 낮았으며, 후유증의 종류도 '일시적 미각의 변화'와 같은 경미한 증상이 대부분이었다.

또 수술 3개월 뒤 청력을 비교한 결과 새 수술법에서 청력개선율이 기존 수술법 보다 10% 가량 높았다(이차 청력개선술 시행 전 초기 개선율, 기존 수술법 31.0% vs 새 수술법 40.9%). 새 수술법을 통해 유양돌기 환기상태를 기존 수술법보다 더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수술 뒤 발생하는 고막 내 염증을 최소화 시킨 것으로 청력회복에 도움을 준 것이다.


이준호 교수는 "새 수술법은 만성중이염뿐 아니라 중이염이 동반된 감각신경성 난청환자에서도 인공와우를 삽입해 귓구멍과 이관을 영구적으로 막는 추체아전적출술 대신 사용할 수 있다"면서 "기존 수술법은 부작용으로 영구적인 귀먹먹함이 발생할 수 있는데, 새 수술법으로 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수술법은 세계적 이비인후과 학술지인 '유럽 이비인후과 아카이브(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 7월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기존 수술법(왼쪽)은 외이도 절개 후 안면신경과 미각신경 사이에 구멍(제거부위)을 내야하는 것 때문에 수술이 까다롭고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다. 새 수술법(우측)은 수술시 구멍을 내는 부위(파란색 영역)가 신경과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법보다 안전하게 수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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