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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자궁근종·자궁선근증… 산부인과 가까이 해야 할 이유

신대일 기자

기사입력 2019-09-23 10:35





# 박수영(42세·가명)씨는 아이를 낳은 이후로 산부인과를 가본 적이 없다. 생리통이 심하거나 부정출혈 등이 있어도 진통제를 먹고 버티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생리가 두 달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 생리불순 증상과 함께 몸에서 열이 나는 듯한 폐경 유사 증상이 나타나자 남편의 강력한 권유에 의해 결국 병원을 찾았다.

# 윤지영(32세·가명)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유난히 심한 생리통에 시달렸다. 학생 시절에는 조회 중에 심한 생리통에 쓰러진 경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산부인과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증상이 심한 날도 진통제로 벼텼다. 그러다 박 씨가 너무 심한 통증으로 결국 병원을 찾았을 때 나온 결과는 자궁선근증이었다.

여성에게 있어 산부인과는 복잡한 존재다. 자궁이라는 신체 기관을 소중히 다루고 잘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정작 관리를 위해 산부인과를 찾는 것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미혼 여성 1,3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 미혼 여성 중 53.2%가 생식기 건강에 이상을 경험했지만, 56.9%는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않았다. 대신 약국 등에서 약을 받아 자가대처 하거나 그냥 참는 경우가 많았다.

민트병원 부인과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몸에 이상이 있는데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며 "산부인과를 찾는데 외부 시선을 의식하는 것 자체가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꺼려함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자궁질환들은 다양하다.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이 대표적이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40만 41명이 의료기관을 찾았다. 이 중 박수영 씨와 같은 40대가 17만 3,668명으로 가장 많았다.

박수영 씨의 경우 발견이 늦어 MRI 검사 결과 자궁근종의 크기가 지름이 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종의 제거도 어려운 상태였다. 근종을 떼어낼 경우 자궁 벽의 손실이 너무 심해져 자궁을 적출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의료진의 진단이었다.

다만 의료진은 박 씨의 경우 조기폐경이 있어 자궁을 적출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진단했다. 난소 기능을 거의 잃어버리고 있어 근종이 더 커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관찰하기로 한 것이다. 대신 6개월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하고, 폐경에 대비하기 위한 호르몬 치료를 고려하기로 했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자궁근종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다른데, 완경(폐경)에 가까울수록 크기가 커질 확률이 낮다"며 "환자 나이와 혈액검사, MRI 소견 등을 고려하면 향후 자궁근종이 얼마나 더 자랄 것인지, 어떤 증상의 변화가 있을 수 있는지 대략이나마 예측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지영 씨의 경우 자궁선근증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되는 상태였다. 자궁선근증은 자궁내막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서 자궁이 커지는 것을 뜻한다. 빈혈을 동반한 월경과다와 월경통, 부정출혈, 장기간 지속되는 골반통 등이 주요 증상이다. 심하면 자궁 전체를 들어내야 할 수도 있다.

자궁 전체에 선근증이 퍼져 있던 윤 씨에게 의료진은 자궁동맥 색전술을 권했다. 색전술은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 부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 선근증 조직을 괴사시키는 치료다. 일반적으로 자궁선근증은 자궁전절제술(자궁적출술)이 많이 권해지지만 윤 씨처럼 미혼이거나 자궁 보존을 우선하는 경우 색전술이 1차 치료로 우선될 수 있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 질환은 대부분 심한 생리통이나 과다출혈 등으로 나타난다"며 "과거에는 통증의 원인을 알게 되더라도 자궁적출 등 후유증이 큰 수술을 받을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수술 및 하이푸, 색전술 등 몸의 부담이 적은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무조건 두려움을 갖기 보다는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스포츠조선 medi@sports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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