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은 집안 일을, 남성은 바깥 일을 각각 맡는 성 역할 구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해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에 의뢰해 실시한 '방송프로그램의 양성평등실태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자의 성비와 프로그램 역할 분담에 있어 남성 중심적 경향을 보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성출연자(608명, 62.7%)가 여성출연자(362명·37.3%)의 1.7배였다. 반면 생활정보 프로그램에서는 남성출연자(112명·44.1%)가 여성출연자(142명·55.9%)에 비해 적었다.
프로그램 내 역할을 분석한 결과,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와 고정출연자 중 남성(493명)이 여성(252명)의 2배에 가까웠으나, 생활정보 프로그램은 주요 남성 진행자(41명)와 여성(43명)이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조사대상 예능 프로그램의 61.5%, 생활정보 프로그램의 50.0%가 성차별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성차별적 내용을 살펴본 결과 예능 프로그램과 생활정보 프로그램 모두 '여성은 집안일을, 남성은 바깥일을 담당한다'는 전통적 성 고정 관념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남성이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경우 '착한 남편', '가정적인 남편' 등 특별한 사례로 부각시켰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정 외모를 갖고 있는 여성을 희화화하거나 비하하면서 재미와 웃음의 소재로 삼고, 젊은 여성출연자들에게 '애교'와 '섹시댄스'를 요구하는 외모지상주의적 태도도 여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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