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상장하자마자 대형 악재?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 '갑질 논란'의 주인공되다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9-01-03 08:44


상장하자마자 악재가 터졌다. 수장이 새해 첫 거래일부터 찬 물을 제대로 끼얹은 셈이다.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코스피 신규 상장식에서 "상장을 발판으로 업계 1위의 기업가치를 만들어내는 멋지고 강한 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는데, 정작 2019년을 '갑질 논란'으로 열게 됐다. 한태근 사장이 지인 일행의 항공기 좌석을 바꿔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규정대로 한 승무원들을 불러 질책하고 경위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사건은 지난달 1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 싼야 출발, 부산행 에어부산 BX374편에서 승무원이 비행기 두 번째 줄 좌석에 무단 착석한 손님 A씨에게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항공편 여섯 번째 줄을 예약했던 A씨는 "자리가 비어있는데 왜 안 되느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 해당 비행기 첫째 줄에 앉아있던 A씨의 일행인 B씨도 "내가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 친구다"라며 "좌석을 옮긴다는 사실을 지점장에게도 말했는데 왜 바꿔주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승무원과 해당 비행기 사무장은 "추가 요금을 지불하시고 앉으시는 손님들이 불쾌하실 수 있다"며 형평성과 매뉴얼 규정을 근거로 이들의 요청을 거절하자, B씨는 부산에 도착한 후 한태근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후 한 사장은 해당 승무원들을 관리하는 팀장을 불러 당시 상황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물었을 뿐더러, 담당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경위서까지 제출하게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네티즌들은 "좌석을 바꿔달라고 할 때 다리가 불편하다는 이야기는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었다. 해당 승객은 부산 도착 후 공항 연결편 버스까지 큰 불편함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건 당사자의 글을 퍼나르면서, '사장이 친구의 말만 듣고 갑질을 한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어부산 익명 게시판에도 사장의 조치가 부적절했다며 항의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는데 회사가 직원을 보호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한 마디하면 될 일을…. 말도 안되는 거짓말로 직원들이 더 화났다"며 분노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또 이 일로 해당 비행편 승무원이 올해 승진에서 누락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측은 "(한태근 사장과) B씨는 공식적인 모임에서 한번 만난 게 전부"라며 "B씨의 일행 A씨가 관절통 때문에 무릎을 펼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옆자리가 비어있는 2열로 이동을 원했다. 케어가 필요한 승객을 대하면서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지 경위를 묻기 위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승진 누락 의혹과 관련,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개인평가는 이미 사건이 발생하기 보름 전인, 12월 초에 끝났다"면서 "최근 사장이 에어부산 상장 관련 기사에 달린 서비스 불친절 댓글을 보고 조치를 지시하는 등 서비스 불만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에어부산은 11월 말 '승객 기내 7시간 대기 사건'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상장을 앞두고 터진 악재를 잠재우고자, 한 사장은 자신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에어부산 홈페이지의 첫 화면에 게시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선 '에어부산의 최고 장점으로 꼽혔던 정시성과 서비스부문 평가에서 신뢰도를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정작 한 사장이 이번에 대형사건을 터뜨린 셈이다.

특히 시점이 절묘하다. 전력질주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셈이다.

에어부산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신규 항공기를 적극 확보, 업계 독보적 1위로 자리 굳히기에 나설 구상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에어부산이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187억4520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공모가를 낮게 책정하면서, 확보 자금이 그리 넉넉하지 못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형 항공기 한 대의 가격은 1000억 원.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30% 정도를 직접 지불한다고 했을 때, 이 금액으로는 항공기 한 대를 구매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향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구상이었는데, 정작 한 사장이 브랜드 이미지에 흠집을 내는 일을 벌이고야 만 것이다.

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시절, 서비스부문장을 지낸 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서비스 전문가'로 통했던 한 사장이 지금의 갑질 논란을 둘러싸고 들끓고 있는 사내외 여론을 잠재우고, 이미지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