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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경마전설 이규승의 마장산책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8-08-23 16:46


지난번 마장산책 칼럼에서 '경마 매출이 어떻게 쓰여지나'를 설명하는 가운데 경마팬들의 적중마권에 배당금으로 환급해 주는 비율이 73%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과 관련, 많은 경마팬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경마팬들이 베팅한 돈에서 세금과 마사회 수득금으로 무려 27%나 떼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었다. 20% 이상 떼는 나라도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것도 모자라 100배 이상 고배당에 대해서는 배당금에서 기타소득세로 20%나 추가로 떼는데, 그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기타소득세의 10%를 주민세로 더 뗀다는 것이다. 고배당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와 주민세로 22%를 떼는 것이다. 이것까지 포함하면 실제 환급률은 70%가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경마팬 장운호씨(국수전문점 운영)는 "어쩌다 고배당에 맞았다고 뛸 듯이 기뻐하다 22%나 떼인 배당금을 받는 순간 그 기쁨이 송두리째 사라지고 열이 머리로 치솟는다"며 "경주 3번만 치르면 팬들의 베팅자금이 거의 다 세금과 마사회 수득금으로 들어가 버린다"고 비분강개했다.

그는 또 "이런 가운데서 경마가 즐거울 수 있겠느냐"며 "마사회는 경마팬들에게 진정으로 즐거운 경마를 제공하려면 환급률부터 높여여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마 환급률은 외국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영국과 아일랜드 91%, 호주 88%, 홍콩 84%, 미국 80%의 환급률은 꿈같은 이야기이다.

환급률에 대한 경마팬들의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민원 제기가 잇따랐고 올해초에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원이 올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경마팬들의 이같은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회사원 강옥인씨는 "경마팬들의 환급률 인상 요구가 아무리 거세도 하나로 모아지지 않기 때문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마사회가 이를 대신해 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경마팬들은 관중석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경마가 끝난 뒤 술자리에서 열을 올리며 환급률 인상에 목소리를 높인다. 흥분한 팬들은 다음주부터 환급률 인상 서명운동을 벌이자고 나서는 등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은 분위기도 보인다.

그러나 정작 다음주 경마일이 되면 입장객들은 한결같이 출마표를 들여다 보며 경주 분석하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환급률 인상은 까맣게 잊은 채 적중의 꿈에 젖어버리는 것이다.

환급률 인상은 당사자인 경마팬 스스로 풀 수 없고 누가 대신해줄 수도 없다는 현실은 외국에는 없고 대한민국 경마팬들에게만 있는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 <전 스포츠조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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