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냉면값이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냉면 격전지'인 서울의 냉면값은 전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과 7월 냉면값은 1년 전보다 각각 4.5%, 4.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은 2012년 3월 5.3% 오른 이후 가장 많이 오른 달로 기록됐다.
전체 물가 상승률이 1%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냉면값 상승은 가파르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냉면값이 급격히 오른 이유로는 일단 올해 4월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냉면 인기 상승을 꼽을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편한 맘으로, 평양냉면, 멀리서 온, 아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라는 발언 이후 전국 평양냉면집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여기에 111년 관측 사상 가장 무더운 날씨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일 강원 홍천 수은주가 41.0도를 기록하며 한국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8월 중순인 요즘도 한반도가 식을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여름 음식 대명사인 냉면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수요가 많으니 가격이 오르는 것.
냉면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단연 서울이다. 서울 냉면값 상승률은 4월 7.6%, 5월 7.1%, 6월 7.6%, 7월 6.3% 등 전국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서울은 전국 냉면의 격전지로 꼽힌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은 물론 칡냉면, 중국식 냉면 등 다양한 냉면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편리함이 있으나 가격 부담은 그만큼 크다.
세숫대야 냉면으로 유명한 인천의 냉면값 상승세도 서울과 쌍벽을 이룬다. 3∼7월 매달 상승률 7.3%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상승률은 서울을 제쳤다.
7월 기준 냉면값 상승률은 인천과 서울에 이어 충북(5.9%), 부산(5.8%), 충남(5.6%), 광주(5.2%), 울산(5.2%), 전남(4.6%)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통계청은 매달 하순 전국 148개 냉면집의 '물냉면 보통'의 가격을 조사해 물가 통계에 반영한다.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 등 종류를 나눠 조사하지는 않으며, 막국수와 같은 냉면과 유사한 메뉴는 조사 대상이 아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