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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5일 서울에서 최초로 대표적 전통시장인 경동시장 신관 2층에 오픈했다.
1960년에 개설해 58년 역사를 가진 경동시장(현재 약 730여개 점포 영업 중)은 1980년에 시장 근대화 사업 추진과 함께 1982년 신관 건물도 새롭게 준공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강원도, 경기 지역의 약재료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길목인 청량리역에 인접한 지리적 잇점으로 국내 최대 인삼시장으로 번성했다. 그러나 주고객층이 50~70대로 노령화되고 공실이 늘어나자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특히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시장 안쪽 신관 건물의 경우 3층은 대부분이 공실로 비어 있으며, 2층도 총 545평 면적에 인삼, 의류 등 점포가 29개에 불과하고 공실율이 60%에 이르렀었다. 상황이 이렇자 ㈜ 경동시장은 노브랜드 유치라는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선 뒤 실제 안성맞춤시장점 개점 과정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면서 이마트와 동행의 길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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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는 노브랜드 매장 뿐 아니라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인 '카페숲',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어린이희망놀이터, 고객쉼터 등 쇼핑 도중 고객들이 아이를 맡기거나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객 공간을 마련했다.
우선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 '카페숲'은 스타벅스가 지역사회 기관의 노후된 카페를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바리스타 교육, 매장 운영 컨설팅 등을 해주는 자립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번 경동시장점이 9번째 매장이다. 상생스토어에는 첫 입점이다. 스타벅스는 매장 인프라 등을 지원하고 이후 실제 운영은 경동장학재단이 맡아서 하고 수익금은 동대문구 전통시장 상인 장학금으로 쓰인다. 동대문구도 동참했다. 동대문구는 작은도서관에 책 2000여권을 기증했다. 어린이희망놀이터는 놀이터 효과로 쇼핑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고 또한 아지트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요금은 2시간에 5000원이지만, 시장 영수증이 있으면 절반 가격에 이용 가능하다. 노브랜드는 이 공간들을 휴식 뿐 아니라 상인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경동시장과 겹치는 품목인 신선식품, 담배, 주류 등은 취급하지 않아 '상생의 의미'를 더했다. 냉동과일과 냉동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 등을 판매하지 않기로 한 것. 또한 경동시장측의 요청으로 영업시간도 오전 11시~오후 9시에서 각각 1시간씩 앞당겨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정했다. 이외에도 상생 일환으로 영업 전단에 인근 9개 시장을 노출시키는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 시장 홍보에도 힘을 보탰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실제로 시장 살리기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6년 상생스토어 1호점이 개점한 당진어시장의 공용주차장 월평균 이용 고객 수는 2015년 2153대였으나 2016년 3247대로 50.8%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5019대로 전년보다 54.5% 증가했다. 방문 고객 조사에서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전통시장을 함께 이용한다는 고객 비중이 지난해 4월 62%에서 12월 75%로 증가했다.
노브랜드 관계자는 "이번 경동시장 상생스토어는 동대문구와 시장, 이마트 등의 민관 협업이 잘 이루어진 사례로 꼽힌다"면서 "올해 안에 5개 이상의 상생스토어를 추가로 오픈해 10호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동시장은 노브랜드가 2층에 위치한 신관 3층에 전통시장 청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청년몰' 유치를 추진 중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