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쉽지만 장기간 매장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게 국내 창업시장의 현실이다. 수익성이 열악해 업종 변경을 택하거나 폐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1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5년 대비 3만6000명(-2.3%) 감소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1만1000명(2.8%) 증가했다.
이상헌 세종대 유통산업학과 교수는 "수익성은 아이템 자체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서비스를 받는 표적고객들의 소비성향이 자주 변화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라며 "창업 아이템을 선택할 때에는 유행주기를 분석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아이템의 회전주기는 37.5개월 정도"라며 "창업자가 37.5개월 동안 매장 운영을 하면 고객들로부터 서서히 외면받는 올드한 아이템으로 변하는 만큼 창업시장에서 좋은 아이템이란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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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전문점은 '할 것 없으면 분식이나 하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행주기를 타지 않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다양한 메뉴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크다. 이로 인해 1인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이 최근 관심받고 있다. 덮밥&이자카야 바베더퍼와 퓨전국수전문점 국수시대는 소형창업을 위해 불필요한 메뉴를 없애고 인테리어에 변화를 준 브랜드다. 특징은 무인식권발매기를 설치하고 인테리어를 바(bar) 형태로 구성해 종업원이 필요 없도록 했다. 바베더퍼는 일본식 밥집 콘셉트다. 국수시대는 매장에서 직접 닭을 삶아 기본 육수로 사용해 맛이 담백한 게 특징이다.
세탁편의점은 1인가구와 맞벌이가구가 증가하면서 대중적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무인셀프세탁편의점이 인기다. 세탁 프랜차이즈 월드크리닝도 편의점과 코인샵을 콜라보한 셀프세탁서비스 코인론드리숍을 선보이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내세우면서도 주부와 투잡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의 관심을 끈다는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인론드리숍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며, 코인숍 발생 매출의 100%를 점주가 가져갈 수 있다. 이 교수는 "소비자의 니즈는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아이템의 유행 주기도 짧아졌다"며 "자영업자가 수익성 한계에 부딪히지 않으려면 철저한 분석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