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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항생제 1/10로 박테리아 표적치료 길 열어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2-08 09:54





기존 항생제의 10분의 1만 사용해도 체내 박테리아를 표적치료 할 수 있는 항생제 전달 나노물질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 항생제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은 23일 주진명 융합의학과 교수팀이 펩타이드를 생분해성 실리콘 나노입자에 결합해 포도상구균에 선택적으로 항생제를 전달할 수 있는 나노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주 교수팀은 파지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해 박테리아 감염 염증조직만 표적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발견하고 이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 펩타이드란 생물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소수 결합된 형태다.

포도상구균과 같은 박테리아는 지역사회와 병원에서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로 폐렴, 패혈증 등을 일으킨다. 특히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차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반코마이신과 같은 독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신경계, 신장 이상 등의 부작용은 감수해야 한다.

연구진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감염으로 급성 폐렴이 발생한 쥐에게 반코마이신 항생제를 일반적인 정맥주사로 투여했을 때와 나노 약물 전달체를 통해 혈관에 주입했을 때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 정맥주사로 투여할 때보다 나노 약물 전달체를 이용했을 때 10분의 1의 항생제 용량으로도 폐렴이 완치된 것을 확인했다.

이 나노 약물 전달체는 1차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주진명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나노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효과적인 약물 전달체 개발 등 의학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며 "감염성 질환은 전파되기 전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이므로 화학, 생물학, 공학, 의학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이 협력한 융합연구를 통해 개발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SBP 의학연구소, 이탈리아 메시나 대학, 에스토니아 타르투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교육부의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됐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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