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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 간염]침묵의 질환 '간염', A-B형은 백신… C형은 조기치료가 답!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7-07-25 14:07




김태헌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교수.

김모씨(39세, 남)는 큰 사회적 논란이 됐던 서울 다나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 간염'에 감염됐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이 C형 간염에 걸린지 모르고 생활했다. 이후 보건소에서 연락이 와 검사해본 결과 혈류감염으로 C형 간염이 발병한 상태였다. 김씨는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현재는 완치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 발병하는 대표적인 감염바이러스는 'A형'과 'B형' 그리고 'C형'이 있다. 이들은 각각 감염 경로나 치료 가능 여부 등에서 차이가 있다.

A형 간염은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백신을 통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B형 역시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감염 될 경우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 백신이 없는 C형 간염은 조기진단을 통한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간염은 공통적으로 발병 초기에 피로감과 두통을 동반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해 만성으로 진행되면 '간경화'나 '간암' 등 치명적인 간 질환으로 이어진다. 각 간염 바이러스의 특징과 예방 및 치료 그리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에 대해 알아본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김휘영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교수.
김태헌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약 150만명 이상이 만성적으로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지만 상당수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르거나 알아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에서 간경변증과 간암 등 만성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해마다 7000명에 가깝지만 조기에 적절히 관리하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제 없는 'A형 간염' 백신 접종이 중요

A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주로 입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수인성 감염 질환으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을 때 감염되기 쉽다. 전염성이 강해 학교와 직장 등 집단시설 내에서 발생할 경우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개선된 위생 환경으로 어린 시절 A형 간염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졌기 때문에 대부분 항체가 없다. 2015년 신고 된 A형 감염환자 중 64%가 20~30대 환자일 정도다.

김태헌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 간염은 아직 치료제가 없기에 일단 감염되면 고른 영양섭취와 충분한 안정을 취하는 것 외에 특별히 치료 방법이 없다"며 "식사나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입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 동안 가열할 경우 완전히 사멸하므로 되도록 익히지 않은 음식은 피하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간암으로 발전하는 'B형 간염' 백신 통해 예방

B형 간염은 간암 발생 원인의 약 70%를 차지하는 등 만성화될 경우 간경화 또는 간암과 같은 심각한 간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감염 경로는 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에 의해 아이가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외에는 감염된 혈액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만 감염된다.

B형 간염 보유자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기는 출생 직후 면역글로불린 및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하며, 이후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신생아·소아 국가예방접종 스케줄에 따라 반드시 관련 백신을 모두 접종해야 한다.

이미 감염됐다면,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간염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또, 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검사와 혈액종양표지자검사를 통해 간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김태헌 교수는 "환자나 환자 가족들이 종종 간에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은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며 "그럴 때마다 '간에 좋은 것만 찾아 먹으려 하지 말고, 그냥 평소처럼 골고루 잘 먹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해 준다"라고 전했다.

◇백신 없는 'C형 간염' 조기치료 시 90% 완치

C형 간염은 B형 간염 등 감염된 혈액에 직접적으로 접촉할 경우 감염되며,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전파될 수 있어 성관계, 수혈, 문신은 물론 손톱깎이나 면도기 공동사용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C형 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개인위생 관리를 통해 감염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대신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돼 현재는 완치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간경화로 진행된 경우 치료반응이 상대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간암 발병의 위험이 현저히 증가하므로 검진을 통한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휘영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교수는 "간염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고 이후 간경변, 간암 등 심각한 간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에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A,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가장 효과적이며, 백신이 없는 C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소독 및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 감염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이대목동병원 간센터가 발표한 간질환 자가 검진표>

- 아래 18가지 사항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전문의에게 간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1. 가족 중 간질환 환자가 있거나, 간질환으로 숨진 사람이 있다.

2. 과도한 음주를 지속하고 있다.

3. 수혈을 받은 적이 있다.

4. 당뇨, 비만, 고혈압이 있다.

5. 배에 가스가 자주 차고 소화가 안 된다.

6. 입에서 역한 냄새가 계속 난다.

7.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변한다.

8. 뚜렷한 이유 없이 피로감이 지속된다.

9. 나이에 맞지 않게 여드름이 난다.

10. 목이나 가슴, 배에 붉은 혈관이 보인다.

11. 우상복부에 통증이 느껴진다.

12. 소화가 잘 안되고 구역질이 자주 나타난다.

13. 약한 자극에도 잇몸에 출혈이 생긴다.

14.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한다.

15. 다리가 붓고 배가 불러진다.

16. 오른쪽 어깨가 불편해서 돌아누워 잔다.

17. 여성은 털이 많아진다.

18. 남성은 성기능이 떨어지고 유두가 커진다.

유권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교수(센터장)는 "만성 간질환은 병이 웬만큼 진행되더라도 일상 생활에 불편을 주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뒤늦게 뚜렷한 증상을 호소할 때는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평소 검진표를 통해 자신의 간 건강을 확인하고 의심이들 경우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간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B형 간염은 공동생활을 통해 전염된다. → NO

B형 간염은 일상생활에서 전염되지 않는다. 성인의 경우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한 시술 또는 성관계 등 감염된 혈액과의 직접적 접촉에 의해서 전파된다. 식기를 함께 쓰거나 술잔을 돌려 사용하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으로는 전파 가능성이 희박하다.

● A형 간염은 환자가 어릴수록 증상이 심하다. → NO

A형 간염은 어릴 때보다 성인이 되어 감염됐을 때 증상이 더 심해진다. 소아의 경우 A형 간염에 감염되더라도 가벼운 감기 정도의 증상을 앓고 나면 항체가 형성돼 면역이 유지된다. 하지만 성인이 A형 간염에 감염되면 감기 몸살과 같은 피로감과 근육통을 시작으로 식욕감퇴와 구토 증세가 나타나고 이후에는 소변 색이 진해지고 황달이 생긴다. 심할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간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간 이식이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 간염에 감염된 산모의 경우 모유수유를 할 수 없다. → NO

모유수유로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모유수유를 제한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경우는 모유로 약제가 분비될 수 있어 수유를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 유두에 상처를 입어 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상처가 모두 나을 때까지 잠시 수유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 모든 간염은 방치할 경우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 NO

모든 간염이 간암 및 간경화와 같은 심각한 간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A형간염은 급성으로만 진행되고 간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간암 등의 간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B형과 C형 간염은 국내 만성 간질환 및 간암 환자의 약 80%와 연관이 있을 정도로 만성화 될 경우 간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 '비활동성 B형 간염 보유자(보균자)'는 더 나빠지지도, 간암이 생기지도 않는다. → NO

치료를 받지 않으면 대부분 심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으면서도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점차 간 기능의 악화와 함께 간경화, 심지어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6개월 마다 간암 조기검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간염 환자의 음주 및 흡연은 간암 발생률을 높인다. → YES

알코올은 알코올성 지방간, 간경변증 등 알코올성 간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만성 간염 환자의 지나친 음주는 간암 등 타 간 질환의 발생을 가속화 시킨다.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할 경우 주종에 상관없이 3잔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주 1회 정도가 적당하다. 담배의 경우 간암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으므로 지나친 흡연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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