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인 동시에 소프트웨어 업체로 자리매김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중 하드웨어 영역 사업에 뛰어든다.
하드웨어 생산 자체는 협력사가 하지만 디자인·기획·브랜드 운영 등 핵심 작업은 네이버 측이 주도한다. 웨이브는 일단 라인 브랜드 아래 일본 출시가 확정된 상태이며, 한국에서는 네이버 상표 아래 발매 방침이 검토되고 있다.
네이버는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사업을 위한 하드웨어 개발도 진행 중이다. 네이버 IVI는 태블릿 PC처럼 생긴 기기를 차량 계기판 상단에 붙여 쓴다. 운전자가 말만 하면 AI가 바로 내비게이션, 날씨, 일정, 음악, TV 등의 기능을 구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IVI 기기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파트너사에 의뢰해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2014년 합병했던 포털 다음이 독자 회사 시절인 2012년 스마트 TV 셋톱박스 '다음TV 플러스'를 시판한 적이 있지만, 이업 다변화를 노린 시제품 성격이 강해 현재의 AI 스피커가 사실상 하드웨어 사업 진출의 첫발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변화는 해외업체 소프트웨어 업체가 하드웨어까지 아우르는 종합 IT 기업으로까지 탈바꿈하는 것도 무관치 않다.
세계 1위 검색 엔진인 구글은 현재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이라는 브랜드 아래 스마트폰, AI 스피커,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판매중이다.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인 아마존닷컴도 전자책 기기 '킨들', 태블릿 PC '파이어', AI 스피커 '에코' 등을 내놓으며 종합 IT기업으로 변모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OS, 앱(응용프로그램) 장터 등이 애플 브랜드 아래 통합돼 다방면의 수익을 내는 아이폰 사례처럼 SW와 HW가 융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국내 포털도 HW 진출에 관한 필요성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이라는 부담감과 신기술로 하드웨어 시장의 진입장벽을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종합 IT기업으로 변화하는데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