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출시 이후 잡음이 끊기지 않고 있다. 붉은 디스플레이의 '벗꽃액정'부터 와이파이 끊김 현상, 개통기한 연장 등 크고작은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소비자 일각에선 충성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터 역할을 요구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부터 갤럭시S8 시리즈를 예약 판매하면서, 예약 구매자에게 정식 출시보다 사흘 앞선 18일부터 기기를 개통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기로 약속했다. 또 갤럭시S8 시리즈를 7∼17일 예약 구매한 후 18∼24일 개통하는 조건으로 블루투스 스피커 등 4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공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예약 판매 닷새째인 11일 이미 갤럭시S8플러스 128GB 모델의 재고가 동나 사은품 지급을 위한 개통 기한을 다음 달 말로 연장했고 나머지 전 모델의 개통 기한마저 이달 말로 연장했다. 지난해 8월 갤노트7 예약 판매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삼성전자가 시장 수요를 제대로 예상하고 재고를 비축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갤S8 화면의 붉은 빛이 돈다는 불만과 관련해 "적어도 지금까지는 화면 색상에 특별히 문제가 많을 것으로 생각할만한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다"며 "설정을 조정했는데도 색깔이 이상하게 보인다면 서비스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것을 소비자들께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런데 와이파이 끊김 현상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갤S8와 갤S8플러스는 지난 18일 개통 직후부터 한 이동통신사의 5㎓ 대역 와이파이와 연결됐을 때 접속이 불안정해지거나 끊기는 문제를 일으켰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는 원인 분석에 나선 결과 갤S8에 내장된 소모 전류 개선(Advanced Power Save) 기능과 동원T&I가 제조한 와이파이 접속 장치(AP)가 서로 충돌해 접속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와이파이 AP가 갤럭시S8을 비정상 단말로 인지해 접속을 차단(Quick Kick Out)하는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 통신장비 제조사와 머리를 맞댄 끝에 상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와이파이 접속 오류를 해결하기로 했다. 단말 버그 수정은 OTA(Over The Air) 펌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갤S8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탈도 많은 것 같다"며 "전략 스마트폰으로 야심차게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제품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와이파이 접속 오류는 출시 전 테스트에서 걸러졌어야 할 문제"라며 "출시 초반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오히려 더 큰 불편을 겪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