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들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한국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 6000여 곳의 실적을 토대로 분석해 발표한 '2015 회계연도 해외직접투자 경영분석'에 따르면, 분석 대상 기업들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1억1200만달러(약 1353억원)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13.4%), 광업(-37.0%), 도소매업(-6.4%) 등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한 주요 업종의 매출액이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 역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평균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오다 2012·2013년 47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4년 410만달러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글로벌 수요부진에 따른 매출 급감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4.1% 감소한 270만 달러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률도 2011년부터 3년 연속 3.6%를 기록하며 정체된 모습을 보이다가 2014년 3.2%, 지난해 2.4%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로인해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은 지난해 평균 7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이후 7년 만의 적자다.
평균 당기순이익 또한 2009년 흑자전환 이후 2012년까지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면서 2013년부터는 감소세를 지속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영업에서의 타격은 재무상황의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현지법인의 부채비율은 163.7%로 2014년(164.8%)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국내기업 평균(128.5%)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건설업의 해외법인은 2014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측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지속으로 인한 수요부진 및 시장 내 경쟁 심화, 광업 및 건설 업황 부진 등에 따른 광업·건설업 부문의 영업실적 악화가 해외 현지법인의 경영실적을 부진하게 만든 요인으로 파악된다"면서 "현지법인의 경영전략을 성장 위주에서 수익 위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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