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옴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이 불안함에 따라 불안감을 느낀 대출자들이 변동금리보다 금리가 높더라도 변동성이 작은 고정금리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5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5년물 혼합) 상품은 변동금리 상품보다 평균 0.5%포인트 정도(최저금리 기준) 금리가 높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 비율은 지난 1월 말 36.6%에서 8월 40%를 넘은 후 지난달 말에는 41.3%까지 올랐다. 특히, 10월 고정금리 비율이 전월대비 0.18%포인트 증가한 반면, 11월에는 10월 증가분의 약 2배에 이르는 0.33%포인트나 늘었다.
우리은행도 올 초 36.8%에서 11월 말 44.1%까지 고정금리 비율이 급증했다. 10월에는 0.8%포인트 증가했고, 11월에는 1.3%포인트가 늘어나는 등 연말로 가면서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10월 말 45.1%(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제외)에서 11월 말 45.8%로 0.7%포인트 증가하며 시중은행 중 고정금리 비중이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은 10월 증가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전월대비 0.15%포인트 줄었지만 11월에는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며 전월보다 0.18%포인트 늘었다.
11월 데이터를 산출하지 못한 KB국민은행의 경우 10월말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41.4%다. 올 1월 34.6%에 비해 6.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비중은 금융당국의 올해 목표치 40% 초과한 것이다. 정부는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고정금리 비중 목표치를 지난해 말 35%에서 올해 말 40%, 내년 말 42.5%로 잡은바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행한 조사에서 경제전문가 62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 3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당분간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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